[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관계자 등 전문가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에 큰 진전이 있었다며 자화자찬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가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제3세계 국가같다”고 맹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잘못으로 백악관 내 팬데믹 담당 부서가 없어지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예산이 깎였으며, 그 결과 미국이 진단키트와 마스크, 보호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코로나 19 위기를 맞았다고 비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와 미치 매코널(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에게 (코로나19 대응을) 맡겨놓으면 제2의 대공황을 맞게 될 것”이라며 “만약 우리가 올바른 정책체계를 가졌다면 쉽게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팬데믹과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기 위해선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다”며 “미국 대통령(트럼프)은 그걸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도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응을 비난했다.
레이필드 국장은 지난 21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올겨울 코로나19가 재확산 될 수 있고 겨울에오는 코로나19는 더욱 치명적일 것”이라며 “연방정부와 주정부 당국자들이 몇달간 앞으로 다가올 상황에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인들이 자택 대기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규제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는 것에 대해 “그것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주를 지목해 ‘해방하라’고 압박하는 등 시위를 조장하는 듯한 트윗을 올려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은 큰 진전이 있었다며 경제 정상화를 강행하고 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50주년 지구의 날 백악관 기념식에서 “행정부의 미국 정상화 지침에 따라 미국 국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국립공원과 공공장소를 재개한다는 것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한 우리의 중대한 진전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미 국립공원관리국(NPS)은 코로나19 확산 완화를 위해 그랜드캐니언과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등 전국의 많은 공공장소를 폐쇄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단계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및 경제 정상화 방안을 발표, 이후 조지아, 테네시, 노스캐롤라이나 등 몇몇 주들이 봉쇄 정책 해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공동으로 실시해 19일(현지시간)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 국민의 52%가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하지 못한다고 답했으며, 신뢰한다는 응답은 36%에 그쳤다. 반면 CDC와 자신들이 속한 주의 주지사를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각각 69%와 66%를 차지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