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수사 무마를 대가로 주식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모 총경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선일)는 24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는 윤 총경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총경에 대한 석방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윤 총경에 대해 제기된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지 않았다. 우선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피고인이 알선 대가 내지 알선 명목의 주식을 실제로 수수했는지 의문이고, 알선 대가로 수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거래 혐의는 미공개 공개 정보로 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고, 그것을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나머지 혐의에 대해 "직권남용은 다른 공무원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며 "증거인멸교사는 피고인이 당시 처벌이나 징계를 피하기 위해 증거인멸을 의도했다고 보기에는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윤 총경은 지난 2016년 정모 전 큐브스(현 녹원씨엔아이) 대표와 관련된 경찰 수사를 무마해 주는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2015년 정 전 대표로부터 받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큐브스의 주식을 매입한 혐의도 받는다.
이와 함께 2016년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와 승리의 사업 파트너 유모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운영하는 주점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신고를 받자 정 전 대표의 부탁으로 수사 상황을 알아봐 주는 과정에서 담당 수사관에게 수사 상황 등을 보고하게 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른바 '버닝썬' 수사 과정에서 정 전 대표에게 주고받은 텔레그램 등 핸드폰 메시지를 모두 삭제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일 열린 윤 총경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징역 3년에 벌금 700만원, 추징금 4600여만원을 구형했다.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윤 총경은 승리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이른바 '경찰총장'으로 불린 인물이다. 정 전 대표는 윤 총경에게 유 전 대표를 연결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버닝썬 사건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모 총경이 지난해 10월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알선수재)과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와 관련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