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지난달 국내 항공사들의 국제선 탑승객 수가 최악의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국제선 이용객은 3000명대로, 코로나19 이전 국적사들은 하루 15만명 이상의 국제선 승객을 실었었다.
12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국적사들의 국제선 승객 수 합산은 10만6621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97.8%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로 국제선 승객이 줄었던 2~3월과 비교해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지난 3월에는 전년 동월보다 92%, 2월에는 46.8% 각각 탑승객이 감소한 바 있다.
모든 국제선 상황이 심각했지만 인천공항 기준 특히 동북아(-99.4%), 일본(-99.2%), 중국(-98.8%) 순으로 승객 수 감소가 컸다. 이들 단거리 노선을 주로 운영하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국제선에서 손을 아예 뗐기 때문이다.
LCC들은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힌 후 국제선 노선을 대부분 닫았는데 지난달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플라이강원은 해외 노선을 아예 운항하지 않았다. 국내 LCC 1위 제주항공이 97편의 국제선을 운항하며 그나마 가장 많은 편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97.7% 감소한 수치다. 승객 수는 99.1% 줄었다. 이밖에 진에어가 19편, 에어서울이 6편 국제선을 띄웠다.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각각 2509편, 1271편의 국제선을 운항했다. 이 기간 대한항공은 전년 동월보다 탑승객 수가 96.1%, 아시아나항공은 96.9% 줄었다.
이처럼 국제선 탑승객이 충격적인 추락을 기록한 가운데 화물은 그나마 선방했다. 지난달 국적사들의 화물 실적은 18만3000톤으로 전년 동월보다 28% 감소했다. 중국은 11.2% 화물 운송이 증가했으며 미주, 일본, 유럽도 1~2%가량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확대를 통해 수익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 여기에 화물 운송료도 오르면서 도움을 주고 있다. 코로나19로 항공편이 줄면서 자연스레 항공화물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홍콩에서 발표하는 항공화물 운임지수(TAC) 기준 중국-미국 화물운송료는 지난 3월 마지막 주 kg당 6.59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2월 마지막 주보다 무려 117%가량 오른 수준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대면 산업 품목, 생활필수품 등 홈코노미 제품, K-방역 산업 관련 품목 수출 호조로 (화물 실적은) 비교적 선방했다"면서도 "중국을 제외한 코로나19 전 세계 확산에 따라 글로벌 수출 부진 현상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LCC의 경우 여객기의 남는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운송을 해왔는데 운항편 자체가 줄면서 이마저도 힘든 상황이다. LCC 중에서는 진에어만이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1446톤의 화물을 날랐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84.8% 줄어든 실적이다.
한편 코로나19로 항공사들은 올 1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6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이미 발표했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2000억원대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사진/뉴시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