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되면서 ‘슈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잠복기가 지날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주말을 고비로 보고 있다. ‘익명 검사’ 확대 등 자진신고를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 최대한 빨리 검사를 마쳐야 한다는 제언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2일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경기도 용인 66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5개 클럽(이태원의 킹, 트렁크, 퀸, 소호, HIM)과 동선이 겹치지 않는 확진자는 2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한 20대 남성은 이태원의 유명 클럽 ‘메이드’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곳은 경기 용인시 66번 환자가 방문하지 않은 곳이다.
현재까지 이태원 클럽 확진 사례 중 지난 2일 증상이 나타난 용인 66번 환자가 첫 사례로 파악된 만큼, 2일을 기점으로 대규모 지역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태원 사례 중 가장 늦게 확인된 확진자는 지난 6일이다. 최장 14일로 추정되는 코로나19의 잠복기를 고려하면 지난 6일부터 14일 후인 오는 20일까지 확진환자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2차 감염 사례가 늘어나면서 3차 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2명의 누적 확진환자 중 클럽을 직접 방문한 확진자 73명 이외에 나머지 29명은 확진자의 가족이나 직장 동료, 지인 등 2차 감염자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 주말에 3차 감염자가 나올지를 주목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평균 5일 잠복기이니 15일은 돼야 3차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며 “5월 2일부터 증상이 발현됐으니 3차감염은 이번 주말정도 부터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아직까지 3차 감염 사례는 발견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최대한 빨리 검사를 마치기 위해 ‘익명검사’ 등 자진신고를 늘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전수조사가 최선이지만 우선은 자발적인 신고를 유도하는 방향이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은병욱 서울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정부가 결국 찾아낼 수는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자진신고가 최선”이라고 말했다.
현재 익명검사는 서울시에서만 실시하고 있다. 전화번호만 확인해서 진행하는 형태다.
방역당국은 다른 지자체에도 적용하는 것을 논의 중이지만 주말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한국방역협회 서울특별시지회 관계자들이 이태원 일대을 운행하는 용산01 마을버스 내부를 소독,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