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기부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논란을 시작으로 각종 의혹에 휩싸인 윤미향 의원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나름대로 소명할 것은 소명을 한 것 같다"며 검찰 수사를 지켜본 뒤 당 입장을 정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했다.
이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검찰 수사 과정에 있기 때문에 소명이 충분치 않은 것도 있는 것 같다"며 "경험으로 보면 시민 단체라는 게 상근자가 안정돼 있는 것도 아니고 회계 처리 전문성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미숙하고 소홀한 점이 혼재돼 여러 이야기들이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 13차 정례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그는 "1차적으로는 소명할 것은 소명된 것 같고 앞으로도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면 그때 그때 소명할 수 있는 것은 소명하고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조사하다 보면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다"며 "당은 결론을 지켜보고 판단하자는 입장을 견지해 왔고 지금도 같은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달 7일 처음으로 '기부금 불법 유용 의혹'을 공개 제기한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기자회견을 직접 본 적은 없다. 뉴스를 통해 간헐적으로 봤다"며 "전문을 다 본 것은 아니라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사안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잘못이 있으면 고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하지만 이는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며 "신상 털기, 옥죄기에 굴복해서는 안된다"고 윤 의원을 적극 옹호한 바 있다.
그러면서 "최근 일련의 현상을 보면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 매우 많다"며 "30년 동안 부족함도 있을 수 있고 허술한 점도 있을지 모른다. 운동 방식과 공과에 대한 여러 의견도 있을 수도 있다"고 회계 의혹 등을 우회적으로 '실수'로 규정했다.
앞서 윤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소명에 나섰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증빙이 없는 반쪽 짜리 해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윤 의원을 둘러싼 여야 대치도 장기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래통합당은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 규명 TF를 띄우며 국정조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 의원은 이날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원회관 530호 윤미향 의원실은 현재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의무를 다하기 위해 분주했다"며 "아직 자리가 잡히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더 노력하려 한다. 지켜봐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큰 힘이 날 것 같다"고 밝혔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