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이 꺾인 가운데 전세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과 경기 등 서울밖 수도권을 비롯해 대다수 지역에서 오피스텔 전셋값 하락이 나타나지만, 서울은 굳건하다. 서울 아파트 시장의 전월세 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하면서 밀려난 수요가 오피스텔로 발길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의 월간 전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5% 오른 102.34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부터 1년 내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오피스텔의 매매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02% 내리며 10개월만에 하락전환했으나 전셋값은 상승세가 견고하다.
오피스텔의 전셋값 오름세가 굳건한 곳은 사실상 서울이 유일하다. 감정원이 오피스텔 가격지수를 조사하는 9개 지역 중 대다수는 지난 1년간 전세가격이 등락을 반복했다.
서울 오피스텔의 전셋값이 지속 오르는 건 아파트 임대차 시장의 가격 상승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가격 부담이 커진 실수요자 다수가 오피스텔 전세 시장에 유입했다는 설명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주거용으로 적합한 오피스텔이 다수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파트 전월세 가격에 치인 1~2인 가구 수요가 오피스텔로 유입된 영향에 오피스텔 전셋값도 덩달아 오른다고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11개월 동안 계속 상승했다. 월세가격지수 역시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간 오름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전세수급동향지수도 104.1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100을 웃돌고 있다. 이 지수는 아파트 전세의 수급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로, 지수가 100을 넘으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서울 오피스텔의 전셋값 상승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부터 연내 아파트 입주물량이 감소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나아질 가능성이 적은 가운데 오피스텔 입주물량이 전세 수요를 흡수하기 충분하지 않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는 이달부터 12월까지 2만1103가구가 입주하는데 지난해 동기 대비 30% 감소한 숫자다. 반면 오피스텔은 8723실에서 9735실로 11% 가량 늘어나는 데 그친다.
기준금리 인하도 오피스텔 전셋값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0.5%까지 떨어진 저금리 상황에서 전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매물을 월세로 전환하는 임대인이 늘어날 수 있다. 전세 공급이 감소한다는 의미다. 수급 불균형 심화로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권 이사는 “아파트 전세 수요가 늘어나면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많아지 듯 오피스텔 임대차 시장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도 “서울은 전세 수요가 많아 오피스텔 전셋값은 소폭이라도 꾸준히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