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정화기자] 올 하반기에 수도권에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습니다.
2006~2007년 부동산 호황시절 건설사들이 줄줄이 분양에 나섰고,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 건설사들이 앞다퉈 분양해, 최근에 완공을 끝낸 대규모 물량입니다.
부동산114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30만2000여가구로, 지난 해보다 2만여가구나 늘어날 예정입니다.
특히 수도권은 지난 해보다 1만5000가구나 늘어난 17만1000여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습니다.
현재 이들 물량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입니다.
이들 아파트의 분양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시세보다 10~20%가량 비싸, 일부 입주자들은 입주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잔금을 마련하지 못한 입주자들이 입주를 포기해 입주포기 물량이 대거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잔금을 마련못한 입주자들은 전세를 통해 잔금을 마련할 수도 있지만, 일대 공급물량이 워낙 많아 세입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미입주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더구나 향후 수도권에 가격경쟁력을 갖춘 보금자리주택의 공급이 예정돼 있는만큼 이들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이 같은 대규모 물량은 시장 침체를 부추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수도권 매매시장만 해도 넉 달째 매매가 하락세를 기록하는 등 약세가 이어지고 있고, 때문에 거래도 이뤄지지 않는 극심한 시장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대규모 입주물량은 주변 아파트값 하락을 부추겨,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됩니다.
건설사들도 이 같은 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미 책정된 분양가를 낮춰줄 수도 없는데다, 입주자들의 적극적인 입주를 유도할 만한 뾰족한 카드가 없어서 답답한 상황입니다.
건설사들의 이 같은 사정을 바라보는 시장에서도 우려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대규모 미입주 물량은 건설사들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키는 등 유동성의 위기로 연결될 수밖에 없고, 실적 악화로 가시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7월초 건설사 구조조정 명단 발표로 시장에 대한 건전성을 회복하려는 찰나, 또 하나 문제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우정화 기자 withyo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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