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글로벌 제약업계가 코로나19발 대형 M&A설에 술렁이고 있다. 각각 치료제와 백신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길리어드사이언스와 아스트라제네카의 합병설이 불거지면서다.
8일 주요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에 인수 합병을 제안했다. 구체적 조건이 제시되지 않은 채 의사 확인 차원의 제안 정도로 알려졌지만, 성사 시 업계 최대 수준의 계약이 되는 만큼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8년 기준 아스트라제네카와 길리어드의 매출은 각각 197억8200만달러, 256억6200만달러로 전 세계 11위, 9위에 해당한다. 양사 매출 합계는 454억4400만달러로 단순 수치상으론 업계 1위 화이자(453억4500만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양사의 합병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단순이 외형뿐만이 아니다. 두 기업이 현재 전세계 헬스케어 산업을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현재 옥스퍼드대학과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 중이다. 오는 9월까지 개발이 완료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는 만큼 세계에서 가장 빠른 개발 속도를 보이고 있다. 길리어드는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인 '렘데시비르'가 최근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양사 합병이 성사될 경우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분야에서 선두권 기업들이 하나가 되는 빅딜이 이뤄지는 셈이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규모 측면에서 세계 5위권 내 다국적 제약사인데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2009년 신종플루 당시 '타미플루'로 저력을 입증한 길리어드의 맞손은 경쟁자들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합병시 이미 구축된 각사 탄탄한 파이프라인만으로도 기대할 시너지가 충분하지만, 특히 코로나19 분야에서 양사 모두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경쟁력은 폭발적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길리어드사이언스 본사 전경. 사진/AP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