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검찰이 부정한 경영승계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에 "아쉽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9일 이 부회장 등 피의자 3명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결정 직후 "본 사안의 중대성, 지금까지 확보된 증거자료 등에 비추어 법원의 기각 결정을 아쉽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영장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향후 수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됐고, 검찰은 그간의 수사를 통해 이미 상당 정도의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불구속 재판의 원칙에 반해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과 상당성에 관해서는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또 "이 사건의 중요성에 비춰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와 그 정도는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영장 기각으로 검찰의 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이 부회장 측에서 기소여부에 대한 심사를 해달라며 앞서 검찰수사심위위원회 심의 신청을 한 상황에서 구속영장청구를 한 점을 두고는 무리한 처분이라는 여론이 비등했다.
다만, 이 부회장 측에서도 기소는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재판부가 구속 필요성에 대해서는 부정했지만 이 부회장 등의 책임유무와 정도를 재판을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부회장 등의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에 따라 오는 11일 부의심의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부의심의위원회 당일 정확한 시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검찰은 수사팀과 이 부회장 측에 관련 의견서를 작성해 보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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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경영승계 의혹 등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