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가볍고 얇아 숨쉬기 편한 비말차단 마스크의 인기가 치솟고 있지만 연일 조기품절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비말차단용 마스크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량이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는 모습이다.
9일 웰킵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웰킵스몰에서 판매한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5분여 만에 품절됐다. 웰킵스가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첫 판매한 지난 5일에는 불과 10여초만에 품절되고 서버가 다운됐으며, 웰킵스몰과 네이버스토어 등 두개 채널에서 재판매를 시작한 8일에도 조기품절과 온라인 서버 다운은 여전했다.
9일 웰킵스 온라인몰 비말차단용 마스크가 품절상태다. 사진/웰킵스 온라인몰 캡처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일 공적 마스크 제도를 개선했다. 마스크 생산 업체들의 공적마스크 의무공급률을 낮췄으며, 비말차단용 마스크 공급을 위해 일부 제품은 의약외품으로 지정했다.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공적판매가 아닌 민간이 공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무더워진 날씨에 비말차단용 마스크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공적 마스크처럼 5부제 판매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일과 8일 비말차단용 마스크 구매를 위해 웰킵스 온라인몰에 접속한 가정주부 A씨(55·여)는 “이틀 간 비말차단용 마스크 구입을 위해 웰킵스몰에 들어갔으나 사이트 접속이 안됐다”며 “사이트에 접속했을 때는 이미 모두 품절된 상태였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비말차단용 마스크도 공적판매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직장인 B씨(31·여)도 마스크 구입을 위해 이틀간 홈페이지에 접속했으나 마스크를 구할 수 없었다. B씨는 “마스크 구매에 실패하고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검색해보니 ‘중고나라’에서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었다”며 “근복적인 문제는 공급량 부족인데, 재난 상황에서 정부가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비말차단용 마스크의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현재까지 웰킵스와 파인텍도 에코페어, 드리미샵 등이 공급하고 있다. 웹킵스가 하루 20만개씩 공급하고 있으며, 파인텍이 하루 10만개 정도를 유통하고 있다.
식약처에서 의약외품으로 허가를 받은 업체는 모두 4곳으로 웰킵스와 파인텍, 건영크린텍, 피앤티디 등이 9개 제품에 대해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들 4개 업체 모두 공적 마스크 생산을 병행하고 있는상황이라 판매량을 늘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하루 100만개 이상의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일일 100만개 역시 수급안정화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8일에만 전국에 공급된 공적마스크가 937만4000장에 달한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식약처는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공적판매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식약처 김상봉 바이오생약국장은 지난 5일 마스크 수급 상황 브리핑에서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여름용 제품으로 도입한 것”이라면서 “KF80 마스크라든지 수술용 마스크가 정상적으로 생산되는 상황에서 비말차단용을 공적마스크로까지 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스크 업체들이 대부분 중소기업인데 KF94나 KF80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단가가 낮은 비말차단용 마스크 생산에 섣불리 나서긴 힘들 것”이라며 “수급이 안정화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