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내내 침체에 빠진 조선·해운업이 하반기에도 불황에서 쉽사리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최근 운임 지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선박 감소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뿐 업황 회복세로 판단하긴 이르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따라 후방산업인 조선업 회복 시점은 더욱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운업 경기선행지표로 통하는 벌크선운임지수(BDI)가 지난 16일 1054를 기록하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00대를 돌파했다. 19일에는 1555로 상승했고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1000대로 올라섰다.
부산항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운임 지수는 한때 300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말 겨우 500대로 상승했고 최근들어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모습이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BDI가 크게 상승했음에도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일시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이 선박 상당수를 임시결항한 가운데 중국 철광석, 석탄 수입량이 늘어 운임이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여전하고 운임이 소폭 회복한 틈을 타 선복량이 다시 증가하면 운임은 금세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물동량 증가 기대감이 높아진다. 그러나 이 역시 해운업계에 끼치는 파급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이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파급효과는 제한적"이라며 "글로벌 해운시황은 중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수요 회복이 맞물려야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 침체로 후방산업 조선업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 5월까지 글로벌 발주량이 469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에 그쳤다. 2018년 누계 발주량 1582만CGT, 2019년 1217만CGT에서 올해는 1000만CGT도 안된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수주량도 90만CGT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71% 줄었다.
수주가뭄 현상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카타르, 모잠비크 등 LNG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지만 컨테이너선, 탱커 등 다른 선종은 발주 움직임이 전혀 없다. LNG선을 대거 수주한다고 해도 도크를 모두 채울 수 없다.
특히 올해 절반이 지났지만 글로벌 발주량은 300척 수준에 그쳤다. 전 세계 조선사들은 연간 2000여척이 발주돼야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할 수 있는데 턱없이 부족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선 물량이 나오겠지만 올해 수주절벽을 만해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코로나가 종식되고 해운업이 회복해야만 발주량도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