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정부가 특별고용지원업종 대상에서 조선 빅3를 제외하면서 관련업계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조선 시황이 회복되지 않은데다 올해 조선 빅3의 수주실적도 부진한 상황에서 고용지원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오는 6월30일 만료되는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기간을 12월 말까지 6개월 연장키로 했다.
정부는 지난 2016년 7월 처음으로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했다. 이번이 여섯 번째 연장이다. 이에 따라 수주난을 겪는 중소형조선소는 올 연말까지 정부 지원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고용유지지원금 △사업주 직업훈련 지원 △실직·퇴직자 직업훈련 △4대보험료 납부유예 △체납처분 유예 등이다.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전경. 사진/대우조선해양
하지만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계열사와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특별고용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상대적으로 물량이 많이 남아 있고 카타르와 23조원(100척) 규모 슬롯(도크) 계약을 체결하며 일감 확보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러시아, 모잠비크발 LNG선 수주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관련업계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카타르 슬롯 계약은 선박 건조를 위해 도크를 예약한 것일뿐 정식 건조계약이 아니다. 또 물량 100척을 조선 빅3가 수년에 걸쳐 나눠 가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장 일감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다.
연초부터 수주한 일감도 얼마 안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5월까지 누계 수주액은 24억2200만달러로 당초 세웠던 수주목표 194억9700만달러 중 12.4%만 채웠다.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9% 줄어들었다.
심지어 현대중공업은 해양 부문 일감부족에 고강도 구조조정 카드를 꺼냈다. 해양 사업부를 조선 사업부에 통합하고 전체 부서 규모를 20% 축소하기로 했다. 조직 슬림화를 통해 임원 수 또한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중공업도 수주실적이 저조하다. 올해 누적 수주액 5억달러로 목표치의 5%를 달성하는데 그쳤고 대우조선해양은 14억3000만달러로 20%에 머물렀다. 조선 빅3사 모두 수주목표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상태다.
이렇다 보니 관련업계는 조선 빅3를 고용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기엔 이르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고용 지원정책이 효과를 보기 전에 중단하면 그동안 지원했던 것도 낭비하는 셈"이라며 "시장이 회복되고 고용인력이 생산활동에 참여할 때까지는 지원정책이 유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