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한 새 책)‘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 외

입력 : 2020-07-16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7명의 작가는 ‘온라인 에세이 새벽 배송’을 위해 매주 한 편의 원고를 마감하는 마라톤을 뛰었다. 서로 주제를 던지고 ‘교환일기’ 쓰듯 63편의 글들이 모였다. 작가 자신들이 기억에서 길어 올린 가장 솔직한 모습들이다. 작가가 되겠다고 장래희망을 적던 9살 기억이, 도로에 놓인 고양이를 구하지 못했던 20대 시절이, 그리고 방에서 소박하게 꿈꾸는 미래가 흘러간다. 바쁜 삶에 치어 그만 잊고 살았던 언젠가를, 찾아올 내일을 보편의 글로 풀어준다.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
김민섭, 오은 외 3명 지음|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소설 주인공은 언어 교정원에 다니며 언어적, 심리적 장애를 극복해가는 14살 소년이다. 입 밖으로 말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에 소년은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배제된 ‘유령’ 같이 떠돈다. 심지어 가족들 사이에서도. 등단 이후 10여년 간 황순원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문지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석권해온 작가의 신작. 말하기를 어려워하던 한 소년을 내세워 ‘정서적 방임과 정신적 폭력의 문제, 이 시대 진정한 소통의 정의’를 숙고하게 한다.
 
내가 말하고 있잖아
정용준 지음|민음사 펴냄
 
저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호명되는 인물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세계를 밀도 높게 서술한 ‘붕괴’로도 국내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최근 그는 포스트팬데믹 이후 글로벌 세계 전망을 다룬 ‘셧다운’과 기후 위기의 정치 경제학에 관해 푼 ‘탄소’에 이르기 까지 ‘글로벌 위기 4부작’을 집필 중이다. 이 책에서는 세계 유일의 패권국으로 부상하던 미국이 다시 주춤하던 양차 세계대전 사이 기간을 오늘날 상황과 비교하며 다룬다.
 
 
대격변
애덤 투즈 지음|조행복 옮김|아카넷 펴냄
 
소설은 2018년 1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연재 작품을 묶은 것이다. 1인칭 여성 화자를 내세워 ‘나’의 현재와 내가 살았던 ‘작은 동네’에서의 과거 이야기를 오가는 방식으로 “기억에서마저 지워진 나와 엄마의 서사”를 복구해간다. ‘나’는 부정기적 시간 강사일을 하고 있으며 한 해 전 담낭암으로 엄마를 떠나 보냈다. 세상을 뜨기 전, 내게 쏟아낸 엄마의 인생 이야기들을 퍼즐 맞추듯 조립해가는 ‘나’로부터 생과 사의 경계,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된다.
 
 
작은 동네
손보미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저자는 영국 기술 칼럼니스트로 ‘와이어드’, ‘뉴스위크’, ‘이코노미스트’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고 있다. 특히 유튜브에 관한 특종 기사로 유명하며 지난 3년에 걸쳐 100명에 가까운 유튜버들과 관계자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수익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진 ‘알고리즘’의 비밀부터 돈 다발을 안겨주는 ‘광고주’와 일반인까지 뛰어드는 ‘크리에이터’ 등 복잡한 이해관계를 풀어준다. 가짜뉴스와 저작권 침해, 크리에이터 사망 등 사회 현안도 치밀하게 다룬다.
 
 
유튜버들
크리스 스토클 워커 지음|엄창호 옮김|미래의창 펴냄
 
저자는 아이 둘을 키우는 주부이자 현직 철도공사 풍기역 부역장인 23년 차 직장인. 20대 때의 꿈, 40대에 비로소 이뤘다. ‘연금술사’ 저자 파울로 코엘료의 “언젠가 꿈꾸던 것들을 실현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지금 바로 시작하라”란 말을 되새기며. 47세가 된 2017년부터 작년까지 주말 혼자 기차 여행을 떠났다. 전국 40개 역을 돌며 글로 옮겼다. 부산역, 여수역, 순천역, 전주역…. “지금 아니면 떠날 수 없습니다.”
 
 
괜찮아, 잘했어! 기차여행
정정심 지음|글로벌마인드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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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