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윤석열 제43대 검찰총장이 25일 취임 1년을 맞는다. 문무일 검찰총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 두번째 검찰총장이다.
1년 전 청와대 임명식에서 문 대통령은 그를 가리켜 '우리 윤 총장님'이라며 각별한 애정과 지지를 보냈다. 같은 해 6월17일 고민정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윤 총장의 후보 지명 사실을 발표하면서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뿌리 뽑음과 동시에 시대적 사명인 검찰 개혁과 조직 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 후 1년, 그는 '식물총장'이 됐다. 검찰 안팎에서의 평가다.
7월25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정부와 윤 총장의 검찰이 달콤한 허니문을 보낸 것은 딱 한달이었다. 조국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사모펀드 불법투자 의혹으로 시작된 검찰 수사는 딸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까지 확대됐다.
검찰은 인사청문회를 불과 10일 앞두고 조 전 장관 일가를 전방위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청문회 당일 야간에는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기소했다. 소환 한 번 없는 조사 결과였다.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물론, 청와대 민정라인 조차 조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알지 못했다. 뒤통수를 호되게 얻어맞은 것이다.
검찰 설명은 궁색했다. 압수수색에 대해선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이고 긴급한 자료 확보가 필요했다"고 했다. 정 교수 기소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문서위조 혐의가 문제였다고 했다. 그러나 이와 결합된 위조사문서행사죄를 기준으로 하면 공소시효는 여유가 있었다.
정치적 빌미를 내어 준 검찰 수사는 이후 사사건건 정치쟁점화 됐다.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패스트트랙 사건', '한명숙 전 총리 공판 위증 의혹' 등 대형 사건이 계속되면서 국민의 비판도 더 거세졌다. 결국 '검언 유착 의혹' 사건으로 맞붙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힘겨루기에서 수사지휘권 발동 앞에 무릎을 꿇었다. 추 장관 취임 직후 벌어진 '인사 갈등'에서도 추 장관 뜻대로 인사가 단행됐다.
대검찰청의 한 간부급 검사는 23일 "총장이 최근 몇개월간 대외 일정을 하지 않고 있다. 취임 1년이 됐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검사장급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곧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구성되고 수사권 조정이 본격화 될 텐데 전의도 리더십도 보이지 않는다. 참 딱한 노릇"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