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10대 최고형이 단기 5년…일본은 부정기형 제외 추진

또래 흉악 범죄 반복, 소년법 개정 목소리…일본은 법무부 개정 초안 나와

입력 : 2020-08-07 오후 5:13:31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10대 피고인을 다수 배출한 n번방 사건 이후에도 청소년 또래 범죄가 끊이질 않아 소년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마침 일본에서는 18~19세를 엄벌하는 소년법 개정 작업이 추진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달 중학생이 또래 학생들로부터 상습 성추행을 당하다가 급성췌장염으로 숨진 사건으로 사회 공분이 일었다. 또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남학생 여러명이 기소의견 검찰 송치된 사건도 있었다. 얼마 전엔 인천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남학생 2명이 소년법상 처벌 문제로 논란이 뜨거웠다.
 
세간에 엄청난 충격을 준 n번방 사건 역시 10대 피고인이 많다. n번방은 모방범죄도 일어나 비슷한 또래 범죄가 반복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6n번방을 모방해 제2 n번방을 운영했던 10대 주범 2명은 법원에서 소년법을 적용받아 법정 최고형인 장기 10년 단기 5년을 선고받았다. 이는 단기 5년을 집행한 후 교정 성적이 양호하면 10년을 채우기 전 형 집행이 종료될 수 있는 부정기형이다.
 
이에 온라인상에서는 소년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는 여론이 충돌하며 논쟁이 이어진다. 소년법 개정을 요구하는 측은 또래를 대상으로 한 흉악범죄가 반복되는데도 처벌 규정은 손보지 않는 정부에 답답함을 호소한다.
 
앞서 또래 간에 성범죄가 해마다 늘고 있다는 통계치도 나와, 현행 처벌 규정이나 제도만으로는 청소년 범죄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광주해바라기센터는 2005년부터 최근 6월까지 2754명의 피해자에게 86646건의 의료, 법률, 심리치료를 지원했는데, 19세 미만 미성년 가해자의 비율이 갈수록 느는 것으로 파악됐다. 19세 미만 미성년 가해자 비율이 20052014년까지 10년간 평균 36%였으나 20152019년까지 5년간 63.6%로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마찬가지로 청소년 범죄가 많은 일본은 법무장관의 자문기관인 법제심의회가 소년법 개정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6일 법 개정 초안이 나왔다. 20세 미만 연령에서 18세 미만으로 소년법 적용 연령을 낮추는 방안이 가장 큰 쟁점이었으나 이는 보류했다. 대신 18, 19세에 대해 가정법원에서 검찰에 송치해 형사 재판 대상 범죄로 다루면서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들의 실명 보도를 기소 후에 가능하게 하는 방안도 담았다. 빠르면 내달까지 최종안을 만들어 법무부가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현행법은 16세 이상 청소년이 고의적 살인이나 상해치사 등 중대 사건에서만 성인과 마찬가지로 재판을 받도록 검찰에 송치하는 구조다. 개정안은 18, 19세의 경우 법정형 하한이 1년 이상의 징역 등의 죄까지 대상을 확대한다. 강도나 성폭행도 포함된다. 아울러 18, 19세는 복역 중 형 집행이 종료될 수 있는 부정기형 대상에서도 제외하기로 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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