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주식의 역사는 금융위기 전후로 나뉜다. 최근은 어떠한가. 아무래도 코로나19 전과 후로 나뉜다고 말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4차 산업 혁명의 패러다임, 신종 섹터인 '비대면(언텍트)'의 등장 등 주식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종목들을 한번쯤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 타격으로 많은 산업군이 타격을 받았지만, 그 중에서도 소위 '경기 민감주'는 직격탄을 받았다. 3월 중순부터 최근까지도 가장 반등 속도가 느렸던 섹터는 어디일까? 필자는 은행주를 선픽으로 제시하고 싶다. 또한 그 중에서도 가장 재무가 안정적이고 실적이 뒷받침하는
기업은행(024110)을 꼽는다.
코로나 이후 '동학 개미운동'이라 불리는 개인의 매수세는 비인기종목과 실적 하향 추세의 몇몇 섹터군을 구제했다. 대표적으로 음식료, 제과, 증권주가 있다.
코로나로 세계 증시가 흔들리면서 미국 3대 지수인 나스닥, S&P500, 다우 지수가 동시에 내렸다. 이에 증권주의 전망도 어두워졌다. 지수 폭락에 증권사들은 신용경색, 부채비율 급등 등의 위기를 겪었다. 반등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갔지만, 결과적으론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증권사들의 실적 추이를 보면 동학 개미운동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느끼곤 한다. 신규 계좌 개설이 급증하면서
미래에셋대우(006800),
키움증권(039490)을 중심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써낸 것이다. 상승세은 무서웠다.
그렇다면 왜 금융주 중 은행주는 반등하지 않은 것인가. 대부분의 동학개미들은 가치주나 실적주보단 앞으로의 기대감이 큰 '성장주'에 투자를 단행했다. 그 중에서도 반도체 소재, 전기차 2차전지, 제약·바이오, 진단키트, 정책 수혜주인 그린 뉴딜 관련주 등 먼 미래를 내다본 종목보단 단기 반등세가 강하고 시세차익을 빠르게 누릴수 있는 섹터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성장주 열풍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프리미엄, 오버슈팅 등의 수식어가 붙어도 주가는 시장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동성 장세가 끝나고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섹터들은 조정기를 거칠 가능성이 있다.
필자의 해답은 기업은행이다. 앞으로 향후 5년간 실적과 금리인상, 배당 메리트, 안정성, 적정 밸류에이션 등을 고루 갖추고 시장을 선두할 종목은 기업은행이다.
11일 기준 기업은행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87배로, 코스피 지수의 PER 13배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저PER은 주당순이익에 비해 주식가격이 낮다는 것을 의미해, 앞으로 주식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금리의 반등은 성장주 대비 가치주에 유리한 환경이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0.638%까지 상승하면서 달러도 반등하자, 실제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보다 다우지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은 안정적으로 주가가 반등했던 섹터다. 특히 기업은행은 2009년 2월 이후 2년간 주가 상승률 300%를 기록했다.
세계 각국은 한동안 완화적인 재정정책을 유지할 것이다. 유동성 공급은 결국 금리인상으로 이어진다. 제로 금리시대에, 더 떨어질 금리는 없다. 언젠가는 금리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의 논리는 자명하다. 뿌린 게 있으면 거둬야 하는 게 현금흐름이다. 언젠가 단행할 긴축재정과 금리인상을 현 시장은 잠시 잊고 있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한다면, 장기투자의 지름길은 앞으로 모든 악재는 반영했으며 호재만을 남겨둔 전통강호 금융주, 그 중에서도 기업은행일 것이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김민준 주식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