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일반적으로 혈압은 낮을수록 좋다고 알고 있다. 때문에 저혈압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해 이상 증상이 나타나도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계속 방치하게 된다면 고혈압만큼 저혈압도 심각한 부작용과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고온다습한 여름철엔 저혈압 중에서도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 주의해야 한다.
기립성 저혈압이란 앉거나 누워있다 갑자기 일어났을 때 혈압이 순간적으로 낮아지면서 뇌의 혈류량이 감소하는 경우를 말한다. 낮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가 일어나서 3분 내 혈압을 측정해봤을 때, 수축기 혈압이 20mmHg, 확장기 혈압 10mmHg 이상 떨어지게 된다면 기립성 저혈압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상헌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기립성 저혈압의 원인은 당뇨, 음주, 신경병증 등에 의해 발생하는 자율신경계기능 저하를 비롯해 혈압약, 안정제, 비뇨기계 약등의 약물, 혈관의 협착, 출혈, 빈혈, 구토, 설사, 탈수 등에 의한 혈류량 부족, 대사성 질환 등 다양하다"라며 "특히 고혈압이나 안정제 계통의 약 또는 비뇨기계 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약물로 인해서 일시적으로 혈압이 낮아질 수 있으므로 혈압의 갑작스런 변화와 그와 관련된 기립성 저혈압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기립성 저혈압의 대표적인 증상은 두통, 어지럼증, 구역, 구토 및 전신 무력감 등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엔 실신을 할 수 있다. 기립성 저혈압은 주로 겨울철보다 더운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게 되는데, 기온이 높은 여름엔 몸속 열을 내보내기 위해서 땀을 내보내고 혈관을 확장한다. 이로 인해 심장이나 뇌로 공급되는 혈액의 흐름이 약해지게 되고 이는 기립성 저혈압으로 이어지게 된다.
고령자의 경우엔 신경계의 반응이 느리고 탈수가 빠르게 진행돼 혈관 및 심장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혈류를 신속하게 공급하지 못하므로 기립성 저혈압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골절이나 낙상 등 2차사고의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립성 저혈압의 증상이 발생했다면 일어서지 말고 앉거나 누워서 충분히 쉬어야 한다.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해준다면 일시적으로 증상을 해결할 수 있다. 불가피하게 일어나야 한다면 최대한 천천히 움직이면서 일어나야 한다. 일어나는 중간에 쉬어주는 것도 좋다.
기립성 저혈압은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일상생활에서 예방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앉았다가 자세를 바꿀 때 의식적으로 몸을 조심히 움직이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서 몸을 일으킬 때는 심호흡을 길게 하면서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카페인 및 알코올은 탈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섭취를 삼가고, 충분한 수분과 적당량의 염분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된다. 장기간 서 있을 시에는 하지에 정체되어 있은 정맥혈류흐름을 원할히 하기 위해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혈류 흐름을 양호하게 하며 반복적인 근육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기립성 저혈압은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일상생활에서 예방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고대 안산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