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차단이 먼저…변화한 자동차 노조 분위기

현대차, 비대면 교섭…현장 순회일정 취소 등 신중모드

입력 : 2020-08-28 오전 6:07: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자동차 업계 노조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교섭 방식을 비대면으로 하기도 하고 현장순회 일정을 취소하거나 집회를 간소화하는 등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노사는 이날 4차 본교섭을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했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증가하자 울산광역시에서 노사 양측에 교섭 방식과 관련한 행정지도 협조 공문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달 19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실내에서는 50인 이상의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됐다. 현대차 노사 교섭의 경우 관행적으로 70여명이 교섭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노조는 인원을 줄일 수 없다는 판단에 비대면 방식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울산공장 본관 중회의실, 글로벌생기교육센터, 남양연구소 영상 회의실 등 3개 거점에 교섭위원이 분산 배치됐다. 
 
노조는 당초 다음주부터 조합원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임원 현장순회 일정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조합원들에게 개인 위생수칙 준수, 다중이용시설 방문 자제 등을 당부했다. 
 
현대차 노사는 27일 교섭을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다. 지난 20일 교섭 모습. 사진/현대차 노조
 
기아차(000270) 노사는 27일 상견례를 실시했고 내달부터 본격 교섭에 나선다. 노조는 사측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라인운영, 식사, 출퇴근 버스 문제 등과 관련한 비상 대응방안을 요구할 계획이다. 기아차 화성공장 직원 1명은 지난 1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중이며, 올해 임금투쟁 관련 수련회 일정 등은 취소 또는 중단됐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24일 예정됐던 ‘2020 임단협 투쟁 승리를 위한 전진대회’를 약식으로 진행했다. 노조 측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되면서 대회 개최와 관련해 심각하게 고민했으며, 현장 조합원과 임원들의 의견을 긴급하게 수렴했다”면서 “코로나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투쟁 전술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답변했다. 
 
다만 자동차 노조들은 사측이 코로나19를 핑계로 교섭까지 소극적으로 하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현재 상황을 악용해 시간끌기 전략으로 나온다면 노조도 대내외적인 조건이 어렵더라도 결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노조도 “올해 교섭은 코로나19라는 세계적인 재난 앞에 결코 길게 가져가서는 안된다”며 “속전속결 교섭으로 회사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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