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상반기 세계 항공업계 곳곳에서 대대적인 인력 감축이 이미 진행된 가운데 항공사들은 앞으로도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같은 미국 대형항공사(FSC)는 물론 유럽, 중동항공사까지 해고안을 검토 중이다.
31일 항공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호주 2위 항공사 버진오스트레일리아, 노르웨이 저비용항공사(LCC) 노르웨지안항공, 태국 타이항공, 아에로멕시코, 남아프리카항공 등이 파산하며 대규모 실업 사태는 끊이질 않고 있다. 파산까지는 아니더라도 독일 루프트한자, 영국항공, 에어프랑스, 에미레이트항공 등이 수천 명을 해고하겠다는 방침이라 실업 대란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자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파산과 정리해고에 따라 코로나19 이후 세계 항공사 직원 40만여명이 해고됐거나 실직 가능성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에서 13만명, 유럽 1만7000명, 아시아·태평양 10만2000명, 중동·아프리카 5만2000명, 남미 3000명가량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항공사들도 인력 감축을 단행하고 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사진/뉴시스
문제는 상반기를 뒤흔들었던 항공사 실업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간한 항공시장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은 올해 전 세계 항공산업 총 고용은 19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100만명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항공사들도 추가 감원 계획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아메리칸항공은 오는 10월 직원 1만9000명을 감원한다고 최근 밝혔다. 조종사와 승무원, 정비사 1만7500명과 관리직 1500명이 대상이다. 이번 감원 규모는 코로나19 발생 전 인력의 30% 규모다.
또 다른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도 지난달 직원 3만6000명에게 일시적인 해고 가능성을 통보했고 델타항공도 조종사 20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미국 항공사들이 줄줄이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는 것은 미국 정부가 60조원이 넘는 지원금을 주며 걸었던 고용 유지 조항에 대한 효력이 오는 10월부터 사라지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중동 등 다른 해외 국가들도 항공산업에 막대한 국고를 투입했지만 잡히지 않는 코로나19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 경영진들도 추가 감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IATA가 지난 7월 항공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화물사업부문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의 55%가 향후 1년간 직원 수를 줄일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항공업계 고용 한파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