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법썰외전의 최기철입니다.
'코로나19 확진' 전광훈씨 오늘 퇴원
정부의 코로나19 방역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전광훈씨가 오늘 퇴원하면서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습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인 전씨가 법원의 보석허가취소 결정으로 재수감 될 가능성이 크지만, 경찰은 구치소로 찾아가 접견 방식으로 조사하는 등의 방안을 적극 검토 중입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지난 2월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조사를 받은 후 차량에 탑승하며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찰 "전씨, 엄정 수사 방침"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오늘 "전 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후 치료를 받고 오늘 퇴원함에 따라 감염병예방법 등 관련 사건들에 대해 법적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면서 "필요한 수사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구치소 접견 조사도 검토 중"
이 관계자는 전 목사가 재수감 될 경우에 대해서도 "구치소로 찾아가 접견해 조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은 방역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으로 전씨와 사랑제일교회 관련자들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사랑제일교회를 압수수색했으나 코로나19 확진자인 전씨에 대한 조사는 실시하지 못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가 전국적으로 확산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 2월23일 감염병 관리 등 법률로 집회가 금지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회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는 가운데 전광훈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법원, 보석허가 취소 가능성 높아
전씨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보류됐던 법원의 보석허가 취소 심사도 곧 실시될 전망입니다. 법조계는 전씨가 방역당국과 서울시의 집합금지명령을 공개적으로 위반하고, 불법집회를 주도 또는 참석해 온 사실 등에 비춰볼 때 재수감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씨,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 수감
전씨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로 활동하면서 지난해 12월2일부터 올해 1월21일까지 광화문 광장 집회 또는 기도회를 통해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자유우파 정당들을 지지해 달라'는 취지로 발언해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이 지난 2월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며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뉴시스
법원, 보석금 5000만원 조건 석방
전씨를 재판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는 지난 4월20일 보증금 5000만원 납입을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씨는 올해 2월20일 구속된 지 56일만에 석방됐습니다. 보석허가 조건 가운데에는 재판 중인 사건과 관련될 수 있거나 위법한 집회 또는 시위에 참가하지 않는 것이 포함됐습니다.
전씨, 석방 뒤 불법집회 주도
그러나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8.15 광복절을 겨냥해 한 달여 전부터 전국 신도들에게 광화문 집회 참가를 독려하는 등 불법집회를 조직적으로 준비해왔습니다. 광복절 전날인 14일에는 언론을 통해 사랑제일교회가 코로나19 바이러스테러를 당했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했습니다.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한국 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전광훈 목사가 지난 4월20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보석으로 풀려나고 있다. 지난 2월 24일 구속된 전 목사는 56일 만에 석방됐다. 사진/뉴시스
전씨, 집회 2일 뒤 코로나19 확진
또 광복절 당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 채 연설하고 다른 참석자들과 접촉하는 등 방역수칙은 물론 법원의 보석허가 조건을 위반했습니다. 결국 전씨는 같은달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되는 중에도 마스크를 턱에만 걸치고 전화통화를 하는 등 방역수칙을 어겼습니다.
퇴원하자마자 또 기자회견
전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발효 중인 오늘 오전 퇴원하자마자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는 "저와 저희 교회를 통해 국민들에게 근심을 끼쳐드린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우한 바이러스 전체를 우리에게 뒤집어씌워 사기극을 펼치려고 했으나 국민의 현명한 판단 덕분에 실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2일 오전 퇴원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나는 선지자, 국민 좋든 싫든 상관없어"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거짓 평화통일 주제를 가지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 이를 계속한다면 한달간 지켜보다가 목숨을 그야말로 던지겠다"면서 "저는 정치가나 사회운동가, 사회를 이끄는 사람도 아니지만 선지자 중 한 사람이다. 선지자들은 이해 타산을 따지지 않는다. 국민들이 좋아하든 안 좋아 하든 상관 없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 "적반하장도 유분수"
청와대도 이번에는 참지 않았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오늘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적반하장도 정도가 있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선량한 국민 울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정부 방역에 협력은 고사하고 당치 않은 음모설을 퍼뜨리며 훼방을 놓은 후폭풍과 그 피해는 어마어마하다"다면서 "선량한 국민이 가게 문을 닫고 울고 있거나 한숨을 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그간 묵묵히 이웃사랑을 실천해온 기독교계 인사들도 막대한 피해를 봤다"고 덧붙였습니다.
사랑제일교회 중심 확산 폭발적
광복절 집회 이후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이 감염병 확산차단을 위해 소속 신도 명단 제출 등 협조를 요청했지만 사랑제일교회 측은 명단을 허위로 제출하거나 고의로 지연한 것으로 방역당국과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1117명
방역당국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8월12일 소속 신도 가운데 첫 확진자가 확인된 뒤 21일만인 오늘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총 1117명으로 늘었습니다. 교인과 방문자가 585명, 이들과 접촉을 통해 감염된 사람이 430명입니다. 나머지 102명은 구체적인 감염경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선지자로 칭하는 전씨, 이런 부류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상책이겠지요. 그러나 사회적 피해가 막대하고 지금도 확산되고 있는 만큼, 엄정한 법집행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법썰외전이었습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