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이야기)④성공한 유니콘 엑시콘

입력 : 2020-09-11 오후 3:57:54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엑시콘(exicorn)은 엑시트(exit)와 유니콘(unicorn)의 합성어로 성공한 유니콘을 의미한다. 엑시트란 말 자체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뜻하는데, 주로 주식시장에 기업공개를 하거나 다른 회사에 매각되는 방식을 통해 이뤄진다.
 
엑시콘은 인수합병보다 기업공개의 경우가 많았다. 2019년 기준 전세계 엑시콘은 47개사에 달했는데 기업공개가 31개사였고, 인수합병이 16개사였다. 이보다 과거에도 2009년~2019년 기준 엑시콘은 204개사였는데 기업공개가 60%, 인수합병이 40%였다.
 
2019년 인수합병된 엑시콘 16개사 중 기업가치가 알려진 곳은 9개사였다. 그 중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가 40억달러로 기업가치 1위에 올랐다. 2위는 수술용 로봇 스타트업 오리스헬스(34억달러), 3위는 반려동물 스타트업 츄이(33억5000만달러), 4위는 모빌리티 스타트업 카림(31억달러), 5위는 빅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루커(26억달러)로 나타났다.
 
47개 엑시콘들의 기업가치는 총 29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적으로는 평가받던 기업 가치의 2배 이상으로 회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엑시콘들은 주로 외국 자본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싱가포르투자청, 골드만삭스, 알토스벤처스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상장 전 부동의 유니콘 1위였던 우버도 소프트뱅크의 투자가 엑시콘으로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그 중 배달의민족은 국내 유니콘이 나아갈 가장 모범적인 엑시콘의 사례로 평가 받는다.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2011년 자본금 1억8000만원에 설립됐는데 지난 2019년 독일 온라인 배달음식 서비스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에 4조7500억원에 인수합병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선 주식시장에 상장하거나 다른 기업에 인수합병 되는 방식의 엑시트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올해 2월 기준 국내 유니콘 수는 11개에 달하지만 엑시트 된 곳은 한 곳도 없다.
 
이러한 이유엔 우선 유니콘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을 시도할 경우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경우 4조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지만 국내 주식시장에선 그 정도의 가치를 받기 힘들었을 것이란게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국내 기업공개 시장에서 공모 규모가 1조원을 넘은 경우는 총 8건에 불과했다.
 
여기에 유니콘들을 인수합병 할 기업들이 그만한 자금을 투자할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많다. 사실상 스타트업에 수조원을 배팅할만한 기업들이 있겠냐는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처음 아시아나항공 인수가로 책정한 것이 2조5000억원이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보다 두 배 높은 금액에 매각이 됐다.
 
사진/배달의민족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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