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4·15 총선 당시 허위사실을 공표한 의혹을 받는 전·현직 국회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수사가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이들 사건의 공소시효가 열흘 정도만 남아 있는데도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권상대)는 무소속 김홍걸 의원의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하고 있다. 김 의원은 서울 서대문구 소재지의 면적과 가액을 2분의 1 누락해 허위로 기재한 의혹, 분양권을 누락한 의혹, 배우자 예금 11억6000만원을 누락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19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김 의원을 제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같은 달 23일 김 의원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했고, 서울중앙지검은 24일 이 사건을 선거·정치 전담 부서인 공공수사2부에 배당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최명규)는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의 사건을 수사 중이다. 조 의원은 본인 예금 2억원과 배우자 예금 3억7000만원을 누락하고, 본인과 배우자의 채권 2억5000만원씩 총 5억원을 누락한 의혹을 받는다.
앞서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과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지난달 8일 조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고,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그달 22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조 의원의 주거지를 관할하는 서울서부지검으로 이첩됐다.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상임대표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 사건은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아 검찰의 조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여러 단체에서 고발한 것으로 아는데, 아직 고발인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달 29일 김 의원과 조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추가로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이병석)는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의 업무방해 등 고발 사건과 함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도 지난달 22일 경찰에서 넘겨받아 함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와 시민단체함깨, 민생경제연구소 등 단체는 지난 3월9일 경찰청에 나 전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 등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사건은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배당된 후 다시 검찰이 맡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딸, 아들의 특혜 의혹과 입시·성적 비리와 관련한 업무방해 혐의 등에 대해 보도하거나 고발한 언론사와 시민단체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음해하는 내용의 문자를 지역구 주민들에게 발송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의원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공소시효는 오는 15일 만료된다. 공직선거법 제268조는 '이 법에 규정한 죄의 공소시효는 당해 선거일 후 6개월(선거일 후에 행해진 범죄는 그 행위가 있는 날부터 6개월)을 경과함으로써 완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들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무소속 김홍걸 의원과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의 재산 허위 신고 의혹과 관련한 검찰 고발 기자회견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