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미 대선을 한달 정도 남긴 가운데 지지율에서 앞선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 시 대북관계는 더 악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명분보다 실리를 챙기고 탑다운 방식의 대북정책을 추진해온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바이든 후보가 훨씬 보수적이란 평가에서다. 이 때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고 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7일 몇몇 외신들에 따르면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은 거래적이며 실리를 챙기면서 대북관계에서도 득이 되면 주변 반대를 무릅쓰고 협상을 추진해온 바 있다. 이에 비해 대선후보 토론회와 민주당 정강정책 등에 나타난 바이든 후보의 성향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비슷하게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될 시 북한과 빠른 시일 내 협상을 시도할 것이라는 방침도 밝혔다. 자신이 연임하면 북한과의 교착상태도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탑다운 방식 북한과의 대화를 정면 비판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전제조건이 필요하다는 언급도 했다. 바이든 후보가 비핵화를 선호하는 성향도 보여 대북 대화는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 정강정책에서는 북한 인권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대북관계에 도움이 되는 중국의 중재도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크게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바이든 후보의 통상공약은 트럼프행정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 바이든 후보 역시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고 있으며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시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미중 무역마찰이 선거결과와 관계없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대북관계에서도 중국의 참여를 유도하기 힘들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선호한다는 추론도 나온다. 이같은 시각을 제시하는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외교 사상 유례없는 병문안 전보를 보내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회복을 기원한 것에 주목한다. 또 베트남에서 결렬된 두 번째 미 정상 회담도 매파인 존 볼턴 미 안보보좌관 등이 반대했던 데서 재협상 명분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국내 분석기관들도 일부 비슷한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미 대선 후보 정책 비교 보고서에서 "바이든 후보는 전 세계의 인권과 민주주의 진전을 강조하고 있어 북한의 인권상황이 북한과의 대화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