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업계도 이에 따른 실적 쇼크가 나타나고 있다. 영업손익을 발표한 일부 주요 건설사의 실적이 증권가 전망치를 밑돈다. 해외 공사 지연과 원가 상승에 이 같은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안에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이 실적을 줄줄이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해외 사업의 감염병 리스크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여부가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현대건설(000720)의 3분기 연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증권가 전망치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액 4조1612억원, 영업이익 1721억원이었다. 그러나 실제 실적은 매출액 4조424억원, 영업이익 139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망치보다 18.7% 낮았고, 매출액은 2.8% 하회했다.
GS건설(006360)의 매출액도 컨센서스보다 낮았다. 증권가는 GS건설의 3분기 매출이 2조509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실제로는 2조3201억원을 기록했다. 전망치 대비 7.5% 적은 액수다.
이는 코로나19의 영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대건설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회계를 보수적으로 처리하면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주택 중심의 국내 매출이 호조를 보여 매출액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으나 영업이익은 크게 하회했다”라며 “현대건설의 판매관리비 대손 500억원을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원가율 상승과 알제리 및 말레이시아 공기 지연에 따른 비용이 반영됐다”라고 분석했다.
GS건설의 매출액이 전망치보다 낮은 것도 해외 매출 감소 때문이다. GS건설의 3분기 국내 매출액은 1조858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조7610억원보다 5.5%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해외 매출액은 6810억원에서 4620억원으로 32% 하락했다. 다만 국내 주택에서 수익성을 올려 영업이익은 전망치보다 14% 높은 2103억원을 달성했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매출액이 다소 부진했다”라면서도 “국내 주택사업 호조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상회했는데 주택사업에서 준공정산 이익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평가했다. 라진성 KTB증권 연구원도 “GS건설의 플랜트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지속하고 있으나, 주택부문에서 큰 폭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과거 해외에서 저가 수주 경쟁에 따른 출혈을 겪은 이후 해외 사업을 줄이긴 했으나, 현재 진행 중인 곳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손실 위험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주요 건설사 대다수는 규모가 크지는 않아도 해외에서 매출을 내고 있어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에 부합할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대우건설 등이 이달 안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실적이 최소한 연내까지 전망치보다는 낮을 것”이라면서도 “세계 각국과 현지에 진출한 건설사들이 코로나19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있어, 하회하는 폭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한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