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정부가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도입하면서 항공업계 수익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항공사들은 관련 상품을 빠르게 기획해 선보인다는 계획으로 다른 항공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구성을 고민 중이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준비 중인 항공사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으로, 이들 6개 항공사는 내달 출시를 목표로 상품을 기획 중이다. 구체적인 출시 시점이나 투입하는 기종, 운항 횟수 등은 대부분의 항공사가 아직 정하지 않았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은 일본 규슈 지방을 도는 비행을 준비 중이며 에어부산은 월 2회 수준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은 공항에서 입국 수속을 한 후 비행기에 탑승해 상공을 선회한 뒤 다시 공항으로 돌아오는 목적지가 없는 상품이다. 국내선 관광비행 상품은 있었지만 국제선은 이번이 처음으로, 정부는 이를 1년간 허용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얼마나 수요가 있을지 파악한 후 구체적인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여러 자구 노력의 일환"이라며 "국제선 정상 운영 때만큼의 수익은 어렵겠지만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에서는 대형항공사(FSC)는 초대형 기종을 활용한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운 상품을,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기내 이벤트를 강화한 틈새 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이 상품의 호응 또한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은 국내선 관광비행 상품을 선보였는데 완판 행진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내놓은 상품은 당일 완판됐으며 제주항공이 e-커머스 11번가를 통해 판매한 한반도 관광비행 항공권도 2분 만에 모두 팔렸다.
정부가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1년간 허용하면서 항공사들이 관련 상품을 기획 중이다. 사진은 아시아나항공 국내선 관광비행. 사진/아시아나항공
정부에 따르면 국제관광비행을 통해 항공사는 편당 2000만원에서 최대 9820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3월까지 기대되는 총 매출은 48억원이다.
좌석은 전체의 70% 수준만 채울 예정인데, 국내 대형항공사(FSC)들이 보유한 초대형 기종인 A380에는 288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많이 보유한 B737 기종의 경우 146명까지 태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품 운영에 따른 고용 안정화 효과도 기대된다. 대형기의 경우 한 기종당 최소 47명, 중·소형기는 약 23명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다.
이처럼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이 코로나 19로 인한 '가뭄 속 단비'인 것은 많지만 항공사들은 관광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들이 더 많이 도입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에서 말하는 정책들은 자가격리를 완화하는 게 주요 골자로, 경제협력체 국가 간 '팬데믹 프리여권'이나 '디지털 면역 여권'을 도입해 이동의 자유를 높이는 방안이 있다. 이밖에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국가 간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트래블 버블' 도입도 언급되고 있다.
한편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국제선 여객은 전년 대비 97% 줄었으며 올해 항공사들의 매출은 전년보다 68%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 수요 회복까지는 최소 2년에서 5년의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