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기자, 80% 연소득 1천만원 미만…절반 이상 다른 일 병행

출연계약서 서면 작성 2명 중 1명

입력 : 2020-12-28 오전 10:18:46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연기자 10명 중 8명은 연 1000만원 미만의 출연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일을 병행하고 있는 경우도 58.2%를 차지했다.
 
서울시와 한국방송연기자노조(한연노)는 방송연기자 출연계약·보수지급거래 관행 등을 파악하기 위해 방송연기자 560명 및 연기자 노동조합원 496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 조합원의 79.4%가 연소득 1000만원미만 이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방송연기자 중에는 배우가 72.0%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성우(10.2%), 코미디언(9.6%), 무술연기(8.2%)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성인 연기자가 92.0%, 아동·청소년 연기작 8.0%였다.
 
이들의 출연료는 매년 감소했다. 노조 조합원 대상 출연수입 분석결과 지난 2015년 평균 2812만원이던 출연료는 2016년 2623만원, 2017년 2301만원, 2018년 2094만원, 지난해 1988만원이었다.
 
방송연기자를 대상으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 529명이 연기자 외 다른 일을 병행하고 있는 경우가 전체의 58.2%를 차지했다. 다른 일자리를 병행하는 이유는 생계비 보전이 78.5%로 가장 많았고, 추가적 수입(9.5%), 진로변경(2.8%)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연기자 가운데 출연계약서를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는 2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 560명이 지난해와 올해 출연한 1030개(1인 최대 3개 답변) 프로그램에 대한 계약 관련 조사 결과, 49.4%는 서면으로 계약서를 작성했고, 29%는 구두계약, 21.6%는 등급확인서(방송사가 1~18등급으로 연기자 경력·등급 평가) 등 다른 문서로 갈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은 서면계약을 의무화하고 위반 시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규정했으나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았다.
 
촬영 종료 후 야외수당, 식비, 가산료 등에 대한 정확한 정산 내용을 받지 못했다는 답변도 43.2%였다.차기 출연을 빌미로 한 출연료 삭감(27.1%), 야외수당·식대 미지급(21.8%), 18시간 이상 연속 촬영(17.9%), 편집 등에 따른 출연료 삭감(12.5%), 계약조건과 다른 활동 강요(10.5%) 등 불공정 관행이 여전하다는 응답도 많았다.
 
시는 이 조사와 별도로 출연계약서 8종을 입수해 검토한 결과 제작사 책임 축소·면책, 연기자 지적재산권의 포괄적 이전, 소송제기 금지, 과도한 위약금 등 불공정 약관으로 의심되는 조항을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서성만 서울시 노동민생정책관은 "열악한 여건과 불공정한 관행으로 인한 연기자들의 창작의욕 저하는 대중문화산업 위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지속가능한 문화산업 성장을 위해 방송사, 외주제작사, 국회, 유관부서 등과 협업해 개선방안을 도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청 청사 전경.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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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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