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지만 2019년 수준에 도달하려면 3년가량 소요된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또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친환경차 정책이 지속되면서 전기차의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점쳐졌다.
이동헌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지역분석실장은 12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주최한 ‘2020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리뷰 및 2021년 전망’ 주제 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실장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7910만대로 전년(7264만대)보다 9%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경험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이 있었고 자동차 분야에서도 다이내믹한 변화가 있었다”면서 “지난해 자동차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코로나19로 상반기 판매가 급감한 이후 하반기에는 대기수요 실현으로 점진적인 회복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7910만대로 전년 대비 증가하지만 2019년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료/한국자동차기자협회
이어 “올해 자동차 수요는 기저효과로 전년 대비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2019년 대비 91%에 그칠 것”이라면서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 백신 보급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실장은 중국, 미국이 신흥 시장에 비해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점쳤다. 그는 “중국과 미국은 중남미, 아세안, 아중동 등 신흥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부양 여력이 풍부하고, 보건 및 방역 체계도 안정되어 있어 판매회복에 유리하다”면서 “반면 신흥시장은 부채위험 현실화, 정치 불안 등으로 판매 급락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2~3월 판매 실적이 급감했지만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면서 “중국 당국의 내수 확대 정책과 소비심리 정상화로 올해 판매는 전년 대비 9.7% 증가한 214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국내 자동차 내수 판매는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뉴시스
국내 자동차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실장은 “지난해 내수 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와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인 185만대를 기록했다"면서 ”올해는 판매증가 요인 대부분이 소멸 또는 약화되면서 전년 대비 6.8% 하락한 173만대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유럽, 중국, 미국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 성장세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대수는 2019년 164만대, 2020년 170만대에서 2021년 235만대, 2022년 322만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요국 정부가 환경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고 전기차 보급 지원 등 친환경 정책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올해는 테슬라 모델 Y를 비롯해 폭스바겐 ID.4 등 전기차 신차 출시가 확대되면서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두고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슬라 모델Y 등의 등장으로 전기차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테슬라코리아
코로나19로 인해 업체별 실적이 양극화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내놨다. 그는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시장 포트폴리오 및 원가 경쟁력 차이에 따른 영향이 확대될 것”이라며 “미래차 분야에 대한 투자 격차가 확대되면서 선두 업체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되며, 그렇지 못한 업체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구매 과정에서 온라인이 강조되고 구독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업체 입장에서 온·오프라인 판매망 역할 재정립, 딜러와의 협력관계 재설정 등 판매강 관리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