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정부가 최근 친환경차 보조금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으로 인해 현재 국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테슬라 모델3가 타격을 입고 조만간 출격할 테슬라 모델Y나
현대차(005380) 아이오닉5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친환경차 보조금 체계 개편의 주요 내용은 가격구간별로 보조금을 차등한 점이다. 전기승용차의 경우 6000만원 미만 차량은 최대 800만원 한도에서 보조금을 100% 지원받을 수 있다. 6000만원에서 9000만원 미만은 50%만 받게 되며, 9000만원 이상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대차 코나 EV 690만~800만원, 기아 니로 EV 780만~800만원, 한국지엠 볼트 EV 760만원, 르노 조에 702만원, 푸조 e-208 649만원, DS 크로스백 E-텐스 605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게 된다. 차량 가격이 9000만원이 넘는 메르세데스-벤츠 EQC, 재규어 I-PACE, 아우디 e-트론, 테슬라 모델S 등은 국고보조금이 없다.
이번 보조금 개편으로 테슬라 모델3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사진/김재홍 기자
지난해 1만대가 넘게 판매됐던 테슬라 모델3의 경우 6000만원 미만인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는 684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6000만원이 넘는 롱 레인지와 퍼포먼스 트림은 각각 341만원, 329만원이다. 만약 서울 지역 기준, 올해 국고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는 5479만원에서 4400만원대, 롱 레인지는 5900만원대로 하락한다.
롱 레인지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46km로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352km)보다 100km 가까이 길다는 점에서 모델3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개편으로 가격 격차가 1000만원에서 1500만원 정도로 벌어지면서 롱 레인지에서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한 테슬라 모델Y나 아이오닉5가 모델3의 수요를 일부 흡수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두 모델 모두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세단인 모델3보다 SUV인 모델Y의 가격이 높기 때문에 모델Y의 국내 출시가격은 6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5는 5000만원대, 고급 트림은 6000만원대로 점쳐진다.
최근 공개된 현대차 아이오닉5의 티저 이미지. 사진/현대차
테슬라 커뮤니티의 한 회원은 “얼마전 모델3 롱 레인지를 신청했는데 보조금을 감안하면 가격 차이가 너무 커서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로 옮길지 고민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회원도 “모델3 롱 레인지나 모델Y 모두 보조금 50% 대상이라면 모델Y를 선택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테슬라와 현대차가 보조금을 최대한 받기 위해 각각 모델Y와 아이오닉5의 가격을 6000만원 아래로 책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최영석 선문대학교 스마트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정부가 가격으로 보조금 차등을 뒀기 때문에 업체들이 주요 기능을 옵션으로 빼서 보조금 수령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면서 “가격보다는 전기 트럭이나 택시 등 업무용으로 사용되는 차량에 지원하는 게 나은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