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코로나19 악재에도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 제네시스 및 SUV 판매비중 확대 등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4분기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에 복귀했다. 현대차는 올해 전기차 아이오닉5를 출시 등을 통해 전동화 전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005380)는 지난해 매출액 103조9976억원, 영업이익 2조781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7%, 22.9%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3분기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4분기들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회복세를 나타냈다. 4분기 매출은 29조2434억원, 영업이익은 1조6410억원으로 5.1%, 40.9%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은 1.4%p 증가한 5.6%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분기 8638억원, 2분기 5903억원로 영업이익 규모가 감소했고 3분기에는 3138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4분기는 1조6410억원으로 2019년 4분기(1조2436억원) 이후 처음으로 1조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현대차가 2019년 4분기 이후 4분기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에 복귀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작년 4분기 글로벌 시장에서는 113만9583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4.7% 감소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투싼, GV80, G80, 아반떼 등 신차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20만4190대를 판매했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북미와 인도 권역에서 판매 회복세를 보였지만 유럽과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영향 지속에 따른 수요 감소세가 이어지며, 6.6% 감소한 99만5393대를 실적을 보였다.
현대차는 4분기 경영실적에 대해 “판매는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전년 대비 역성장세를 이어가 감소했다”면서 “그럼에도 영업이익은 제네시스 GV80, G80 등 고급차 및 SUV 판매 비중 확대로 큰 폭의 개선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5,6%로 2017년 3분기(5.0%) 이후 처음으로 5%를 상회했다”면서 “지속적인 신차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과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추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GV80 등을 통한 판매믹스 개선도 4분기 실적 상승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각국의 경기부양 정책과 기저 효과로 올해 자동차 시장의 수요 회복이 나타나겠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제네시스와 아이오닉 브랜드의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안착 △SUV 판매 확대와 생산 및 손익 최적화 추진 △원가혁신 가속화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미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올해 설비투자 4조5000억원, 연구개발(R&D) 투자 3조5000억원, 전략 투자 9000억원 등 총 8조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 목표를 국내 74만1500대, 해외 341만8500대 등 총 416만대로 수립했다. 현대차는 올해를 신성장 동력으로 대전환이 이뤄지는 원년으로 삼고 친환경차와 미래 기술, 사업 경쟁력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을 위한 대비를 철저히 한다는 방침이다.
아이오닉5는 3월 유럽에서 첫 출시된 후 한국, 미국 등으로 확대된다. 사진/현대차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탑재한 아이오닉5를 오는 3월 유럽에서 첫 선을 보이고 한국과 미국에 순차적으로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특히 미국 시장의 경우 1분기 신형 투싼을 시작으로 2분기 제네시스GV70, 하반기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아이오닉5를 투입한다는 방안도 밝혔다.
한편, 현대차는 2020년 기말 배당금을 전년과 동일한 3000원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익성 회복 속도와 미래투자 확대 필요성 등을 균형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향후에도 투자와 주주가치 제고를 균형적으로 지속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