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올 여름도 작년과 같은 폭염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에어컨 시장도 벌써부터 뜨거워질 조짐이다. 특히 작년 여름 중소·중견 가전업계에서 흥행에 성공했던 창문형 에어컨이 올 여름에도 그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중소·중견 가전업계에 따르면 작년 창문형 에어컨 시장 규모는 20만대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주요 업체인 파세코가 누적 생산량 10만대를 돌파한 가운데 캐리어에어컨도 업계 최단 기간 1만대 판매 돌파 기록을 세우는 등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의 가장 큰 장점은 설치가 간편하다는 것이다. 이름 그대로 창틀에 올려 설치하면 되는데, 따로 설치 기사를 부르지 않고 구매자가 직접 창틀에 고정하기만 하면 돼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중시되는 요즘 같은 시국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또한 일반 에어컨과 달리 실외기 없이 찬 바람 생성이 가능해 벽에 구멍을 뚫어 배관을 연결할 필요도 없다. 과거 문제로 지적됐던 소음이나 진동 문제도 많이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60만~70만원 수준이라 일반 에어컨보다 훨씬 저렴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1~2인 가구 수가 늘어나는 것도 창문형 에어컨에 대한 수요 증가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원룸이나 투룸에 주로 거주하는 1~2인 가구의 경우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일반 에어컨 대신 공간 활용 측면에서 창문형 에어컨이 나은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창문형 에어컨이 성장세를 보이자 삼성전자도 21년만에 창문형 에어컨 출시를 예고했다. 가격대는 중소·중견 가전업체 제품보다 다소 높게 책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에너지 소비 효율이나 성능 면에서 차별화를 두겠다는 전략이다.
중소·중견 가전업계도 기존 선두 주자인 파세코, 캐리어 에어컨 외에 신일전자, 귀뚜라미 등 여러 업체가 작년부터 창문형 에어컨 출시에 힘을 주면서 점유율 경쟁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창문형 에어컨 시장은 30만대까지도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제품의 편의성과 실용성 측면에서 일반 에어컨과 다른 장점이 있기 때문에 올해도 소비자들의 구매가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캐리어에어컨 창문형 에어컨. 사진/캐리어에어컨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