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설 명절이 지나고 서울을 중심으로 코로나19 4차 대유행 조짐이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정부의 기조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전 코로나19 확산세를 잡았던 '1000만 시민 멈춤' 방식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1명이 늘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중 지역발생은 590명이며 해외 유입 사례는 31명이다.
연휴에 잠시 주춤했던 확진자가 지난달 10일 이후 39일 만에 다시 600명대를 넘어섰다. 때문에 다음 달부터 적용될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방안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거리두기 개편 과정에서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방역과 민생이 '윈윈'하는 개편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지역발생 590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58명이 서울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서울시는 설 연휴 직후인 15일 검사 건수가 3만2613건으로 급증한 영향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1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로 단계를 낮춘 지 사흘만에 일일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아직 코로나19 3차 유행이 진행 중인 상황인데도 일부 유흥업소 등에서 방역 수칙을 어기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영업제한(오후 10시) 조치를 어기고, 숙박업소 등에서 늦은 시각까지 술자리를 갖는 경우도 적발되고 있다.
때문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계속해서 늘어나게 될 경우 서울시에서 코로나19 확산세를 막았던 '1000만 시민 멈춤' 방식이 다시 운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시는 두 차례 1000만 시민 긴급 멈춤 기간을 운영한 바 있다. 8·15 광화문집회 관련 확진자가 하루 100명 이상 발생했던 지난해 8월30일부터 9월6일까지 시행했다. 이후 지난해 11월24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하면서 서울시는 또 다시 연말까지 1000만 시민 긴급 멈춤 기간을 선포했다.
1000만 시민 긴급 멈춤 기간 중에 △종교시설 정규예배·법회·미사 시 좌석의 20% 참석 인원 제한 △실내체육시설 오후 9시 이후 운영 중단 △카페 음식 섭취 금지 △음식점 오후 9시 이후 포장과 배달만 허용 △대중교통 오후 9시 이후 운행시간 단축 △서울 전역 10인 이상 집회 전면금지 등 핀셋 방역이 운영된다.
이러한 핀셋방역 덕에 코로나19 확산세를 잡은 효과도 봤다. 이러한 성과로 다시 1000만 시민 긴급 멈춤을 운영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200명대 확산세가 검사량 급증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인지, 4차 유행의 조짐이 보이는지 이번주 상황을 살펴 본 뒤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에서 "하루 확진자 발생만으로 일시적 상황인지 추세가 변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이번 주 발생 상황을 보면서 추세를 살피고, 이에 따라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5일 서울 종로구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 한 가게에 코로나19 1단계가 되면 가게를 다시 열겠다는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