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국내 양대 스마트폰 부품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카메라 모듈 사업 순풍에 올해 설비 투자를 늘린다. 고객사 부품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011070)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광학솔루션(카메라모듈) 사업 강화 차원에서 5478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결정했다.
올해 투자 규모는 앞서 2019년(2821억원)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고 지난해(4798억원)보다는 680억원 증가했다. 자기자본의 24.9%에 달할 정도다. 업계는 이번 투자가 첨단 센서시프트(광학식 손떨림보정) 카메라 모듈과 구조광(SL) 3차원(3D) 센싱 모듈, 비행시간측정(ToF) 모듈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LG이노텍이 투자 규모를 확대한 것은 스마트폰에 고성능 카메라를 다는 추세에 맞춰 카메라 모듈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LG이노텍이 애플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 센서시프트 기술이 차기 모델에도 적용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수요 확대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LG이노텍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 전경. 사진/LG이노텍
실제 LG이노텍의 지난해 4분기 광학솔루션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3조5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110% 증가했다. 연간 매출은 6조7788억원으로 24.9% 늘었다. 회사는 "고객사 신모델 공급 확대와 스마트폰용 트리플 카메라, 3D 센싱모듈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증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북미 시장에서 LG이노텍의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공급 입지가 확대됐다"며 "고객사가 고성능 카메라 적용 모델 수를 늘리면서 광학솔루션 부문 실적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기 수원 본사 사옥 전경.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009150)는 아직 올해 투자규모를 확정 짓지 않았다. 삼성전자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작년 1분기 1948억원, 2분기 2129억원, 3분기 2062억원, 4분기 2757억원 등 총 8896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는 증설 및 보안 투자 위주로 진행하며 예년보다 규모가 감소했다.
올해는 주력 부품사업 성장에 따라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최근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스마트폰, 자동차 등 주요 전방산업의 회복과 더불어 5세대(5G 이동통신), 전장 등 유망 분야 관련 부품 수요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시장 성장 이상의 매출 성장을 가져간다는 원칙 하에 우선 생산성 개선을 실시하고, 부족한 캐파(생산능력)에 대해서는 증설투자를 집행해 고객사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기의 설비투자 규모는 예년 1조원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전 사업영역별로 고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설비투자도 고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