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관 "'라인·측근' 편가르기 없애야 검찰 산다"

대검 확대간부회의에서 질타…"국민 신뢰 얻으려면 조직문화 바꿔야"

입력 : 2021-03-24 오전 11:46:43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조남관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검찰 내 편가르기를 공식적으로 거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 권한대행은 24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검찰은 언제부터인가 OO라인, OO측근 등 언론으로부터 내편, 네편으로 갈려져 있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고, 우리도 무의식중에 그렇게 행동하고 상대방을 의심까지 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치와 전쟁에서는 피아 식별이 제일 중요한 요소이지만, 수사와 재판이라는 사법의 영역에서는 우리편, 상대편으로 편을 갈라서는 안 된다"면서 "사법의 영역에서조차 편을 나누기 시작하면 정의와 공정을 세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조 권한대행은 "검찰을 하나 되게 만드는 것은 거창한 구호나 이념이 아니다. 정의와 공정의 가치이고,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법리와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와 기소는 범죄라는 과거의 흔적을 증거만으로 쫓아 그 위에 법리를 적용하는 지난한 일이다.  법리와 증거 앞에 우리 모두 겸손해야 되고 자신의 철학이나 세계관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검찰 개혁과 관련해서도 조직문화와 의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권한대행은 "검찰개혁은 법령이나 제도 개선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검찰이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하는 이유는 스스로 돌아보고 반성하는 데 인색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제 식구 감싸기'라는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 속에서도 반성은 일회성에 그치고, 오만하고 폐쇄적으로 보이는 조직 문화와 의식 속에 갇혀서 국민들에게 고개를 낮추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조 권한대행은 이어 "좀 더 겸허한 자세와 열린 마음으로 우리 검찰 구성원들 모두 합심해 우리 스스로를 돌이켜 보면서 조직 문화와 의식을 스스로 바꾸어 나갈 때 잃어버린 국민들의 사랑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검찰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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