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쌍용자동차가 10년만에 다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할 위기에 놓였다.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노사 간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8일 서울회생법원에
쌍용차(003620) 회생절차 개시 여부에 대한 의견을 보냈다. 법원은 조만간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와 HAAH오토모티브 간 매각협상이 사실상 결렬되면서 법원에서도 회생절차 외의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돌입한다면 구조조정 사안이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법원이 쌍용차의 청산을 결정한다면 쌍용차 임직원 4800여명 및 협력업체 직원들을 포함해 약 2만명의 실직자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법원이 쌍용차에 구조조정을 단행해 몸집을 줄인 후 인수 후보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 2009년 회생절차에 들어서면서 2600여명을 구조조정 한 바 있다.
쌍용차가 법정관리를 앞둔 가운데 구조조정을 두고 노사 간 갈등이 예상된다. 사진/쌍용차
다만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면 노조가 강력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은 지난해부터 임금삭감 및 복지중단 등 1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감내하면서 회사 위기극복에 동참했다”면서 “총고용이 보장된 법정관리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정리해고가 감행된다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직원들은 올해 1월부터 월급의 50%만 지급받고 있다”면서 “직원들에게만 일방적인 희생을 강조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현재 전기버스업체 에디슨모터스, 전기 이륜차업체 케이팝모터스 등이 인수 의사를 나타냈다. 다만 인수능력과 인수의지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한다고 했지만 헤프닝으로 끝난 사례가 있었다”면서 “인수 능력도 부족한 것으로 보이며, 자칫 회사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목적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오리혀 이들 업체보다 HAAH와의 재협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HAAH는 쌍용차 인수 시 필요한 3700억원 규모 공익채권 등에 대해 재무적 투자자, 전략적 투자자 설득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쌍용차가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해 인수 부담을 낮춘다면 HAAH와 투자자를 설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투자자를 유치해야 산은에서도 자금지원을 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쌍용차 노조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만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수순”이라며 “노사갈등이 심화된다면 과거 쌍용차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노조가 버틸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