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테슬라 ‘모델Y’에 이어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가 등장하면서 전기차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소비자들의 보조금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전기차 보조금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이날 아이오닉5를 출시했다. 아이오닉5 계약이 확정된 고객은 오는 21일부터 지자체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다. 아이오닉5는 지난 2월25일 사전계약 첫날 2만3760대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달 초에는 4만대를 돌파하면서 올해 판매목표 2만6500대를 넘어섰다.
기아(000270)의 첫 전용전기차 ‘EV6’는 오는 7월 출시 예정이다. 지난달 31일 사전예약 첫날에만 2만1106대를 기록해 연간 판매목표 1만3000대를 162%나 초과달성했다. 테슬라는 빠르면 이달 말부터 모델Y 고객 인도에 착수한다. 테슬라는 올해 1~2월 38대에 그쳤지만 3월에는 3194대의 실적을 올렸다. 모델3에 이어 모델Y까지 본격 가세하면 판매대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공식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5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지자체 보조금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승용차 보급목표를 7만5000대로 설정했다. 국고보조금은 전액 확보됐지만 서울 등 일부 지자체의 경우 보조금이 상당 부분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올해 전기승용차 배정대수 5067대 중 2495대가 신청되면서 접수율은 49.2%에 달했다. 부산도 2301대 중 1384대가 신청되면서 60.1%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3월부터 보조금 지급이 급격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1분기 3232대를 판매했는데 그 중 모델3는 3월에만 3186대가 판매됐다. 테슬라가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모델3 롱레인지의 가격은 6479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인하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환경부가 올해 2월 발표한 보조금 개편안에 따르면 차량 가격이 6000만원 미만은 보조금 100%, 6000만원을 넘으면 50% 구간에 해당된다.
여기에 아이오닉5가 출시되면서 EV6 사전예약자들은 지자체 보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7월 출시 이전에 보조금이 모두 소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아이오닉5 후순위 계약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3월부터 테슬라 차량에 대한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김재홍 기자
아이오닉5의 가격은 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 4980만원, 프레스티지 5455만원으로 책정됐다. 서울 지역 기준 국고보조금 800만원, 지자체 보조금 400만원 등 1200만원을 받게 되면 실구매가격은 3780만~4255만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하지만 지자체 보조금이 없다면 구매고객은 400만원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환경부는 하반기 추경예산을 통해 지자체 보조금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지만 전기차 고객들의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최근 EV6 사전예약을 한 고객은 “지자체 보조금을 받을 확률도 낮고 추경 편성도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사전예약을 취소하고 테슬라 모델3 등 다른 전기차 구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 관계자는 “올해 지급할 국고보조금은 이미 확보한 상황”이라며 “지자체 보조금의 경우 전액 확보를 위해 지자체와 긴밀히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별로 보조금 확보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