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간 카드론 금리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 리스크 위험을 고려해 저신용 차주의 대출 금리는 높인 반면, 고신용자에겐 이전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고신용자(표준등급 1~2등급) 카드론 평균금리는 9.69%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0.007%포인트 하락했다. 이와 달리 저신용자(7~8등급)에 취급된 카드론 평균금리는 19.14%로 전월보다 0.26%포인트 증가했다.
신한·국민·현대카드가 고신용자 대출금리 하락을 이끌었다. 신한카드의 고신용자 대상 카드론 평균금리는 전월 대비 1.41%포인트 하락한 11.65%로 집계됐다. 내림폭이 업계에서 가장 컸다. 국민카드는 전월보다 0.22%포인트 감소한 10.24%를 기록했다. 현대카드도 전월 대비 0.18%포인트 하락한 8.99%로 확인됐다.
나머지 카드사에선 고신용자에 취급한 카드론 평균금리가 상승했다. 삼성카드는 고신용자에게 전월보다 1.06%포인트 증가한 8.02% 수준의 금리로 카드론을 취급했다. 롯데카드 역시 카드론 평균금리가 전달 대비 0.43% 상승한 10.68%를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0.14% 포인트 증가한 7.83%, 하나카드는 0.13%포인트 상승한 10.47%로 집계됐다.
저신용자 카드론 평균금리가 상승한 카드사는 3곳이었다. 신한카드의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신한카드의 저신용자 카드론 평균금리는 전월 대비 2.47%포인트 오른 21.69%를 기록했다. 롯데카드는 0.25%포인트 상승한 21%, 현대카드는 0.04%포인트 오른 17.12%였다.
반면 삼성·국민·우리·하나카드는 저신용자의 카드론 금리가 소폭 하락했다. 0.1~0.5%포인트가량 줄었다. 카드사들이 연체율 관리에 돌입하면서 대출 문턱이 높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최종적으로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간 금리 격차가 가장 큰 곳은 신한카드였다. 신한카드는 11.45%포인트 차이가 났다. 반면 하나카드는 6.39%포인트 차이로 격차가 제일 작았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차주 신용별로 금리 차이를 확대하는 것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우량 고객 중심으로 영업 기조를 전환했기 때문이다. 반면 저신용자에게는 부실 위험을 떠넘기면서 대출 취급을 줄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당분간 이런 경향은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취약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 정책이 추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앞서 지난해 10월에 종료하기로 했던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를 6개월씩 두 번 연장했다. 업계에선 코로나 여파가 내년까지 지속돼 상환 유예 조치가 추가 연장될 경우 연체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이 내년까지 이어지면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도 이에 상응해 연장될 수 있다"며 "저신용자의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