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업계, 코로나19로 미뤘던 '춘투' 바람 솔솔

새 노조 출범·임금 협상·구조조정 등 노사 문제 '산적'

입력 : 2021-05-04 오전 5:58:19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자동차업계에 '춘투(봄철 노조투쟁)' 바람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시국 속 수면 아래 잠겨있던 노사문제가 부상하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 기존 노조와 별개로 사무·연구직 노조가 꾸려진 현대차, 임단협 타결에 실패한 르노삼성, 1인당 1000만원 규모 임금 인상안을 제시한 한국지엠, 구조조정 갈림길에 놓인 쌍용차까지 노사 대립이 갈수록 심화되는 분위기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노조원들이 산업은행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는 모습. 사진/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3일 업계에 따르면 새로 출범한 현대차 사무직 노조는 이날부터 조합원 모집에 착수했다. 모집대상은 기아, 이노션,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현대모비스,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오토에버, 현대위아, 현대차, 현대제철, 현대차증권 등 현대차그룹사 전체를 포함한다.
 
또 사무직 노조는 최근 노동조합 규약을 제정했다. 여기에는 사무연구직의 의견이 반영되기 위한 교섭권 확보 위한 노력, 단체교섭 및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관한 내용 등이 담겼다. 따라서 기존 노조와의 대화을 통한 협력 구축 또는 교섭 단위 분리 신청을 통해 올해 임단협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사무직 노조 관계자는 "실질적인 단결력 강화를 위해서 지금은 조합원 모집이 우선"이라며 "각 계열사별 인원 충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생활임금 보장과 노동 소득 분배구조 개선을 위해 월 기본급 9만9000원을 정액 인상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또 통상임금의 150%를 노조에 소속된 모든 조합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해달라는 내용도 담겼다. 또한 코로나19 극복과 생계비 보전을 위한 격려금 400만원도 요구했다. 요구 사항을 종합하면 1인당 인상분은 1000만원 규모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요구안을 한국지엠 사측이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지난해의 경우에도 7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총 26차례 교섭을 가졌으며 11월에는 수차례 파업을 벌였다. 기본급 인상에 합의하지 못했으며 성과급 인상분은 300만원에 그쳤다. 따라서 올해 협상도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르노삼성 임단협은 10개월째 장기 표류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전면파업, 이날은 6시간 부분파업에 나서는 등 쟁의수위를 높여나가고 있다. 이는 지난 29일 2020년 임단협 9차 본교섭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오는 6일과 7일 본교섭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르노삼성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지난해와 올해 임단협 통합 교섭, 기본급 동결, 격려금 300만원 지급을 제시했다"며 "사측이 들고나온 제시안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고 이에 이번주에도 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을 앞둔 쌍용차도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쌍용차는 지난달 27일 임원수를 줄이는 등 전사적 조직 개편에 착수했다. 26명이던 상근 임원수를 16명으로 38% 줄였다. 이는 2019년 말 35명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감소한 수치다. 통상적으로 그간 기업회생 절차에서의 임원 감축은 인력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여겨져왔다. 따라서 임원 감축이 조기 마무리되면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정일권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들은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목소리를 내며 서울 곳곳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쌍용차 노조 관계자는 "총고용 유지 기조는 변함이 없다"며 "사업구조조정을 계획하면서 1차적으로 임원수를 줄이고 업무의 신속성을 위해 통폐합을 한것은 1차적인 사업 구조조정으로 모든사람들이 해당되는 '강제 인적 구조조정'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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