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기소될 위기에 처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맨해튼 검찰청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 위해 대배심을 구성했다고 보도했다. 또 앞으로 대배심이 총 여섯 달간 한 주에 세 번씩 회의를 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건 전반에 대한 심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맨해튼 검찰이 지난 2년간 수사에서 상당한 진척을 보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핵심 측근이나 그의 사업체 유죄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현재 이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혐의를 거듭 부인하며 검찰의 정치적 수사를 비판한 바 있다.
맨해튼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과 혼외정사를 했다고 주장한 전직 포르노 배우와 성인잡지 모델 등 2명에게 거액의 입막음용 돈을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벌여왔다.
이와 별도로 뉴욕주 레티샤 제임스 검찰총장도 2019년 코언이 의회 증언에서 트럼프 그룹의 자산 부풀리기와 세금축소 의혹을 밝힌 뒤 수사에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두 수사팀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외곽 부동산 개발권을 포기하며 2100만달러(약 234억원)에 달하는 세금 감면을 받았다는 문서 등 일부 유죄 자료를 함께 확보하면서 본격적인 공조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맨해튼 검찰 출신인 레베카 로페 뉴욕 로스쿨 교수는 "검찰이 유죄를 입증할 충분한 증인과 증거를 확보했을 것이라며 "검사들이 승소를 확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범죄 혐의로 기소된다면 전직 미국 대통령의 형사 기소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1월 임기를 마치기 직전 자신에 대해 임기 후 기소되지 않도록 '선제적 사면'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이를 실행하지는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28일(현지시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의 백악관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