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하는엄마들 "스쿨미투 감싸는 조희연 교육감 고발"

직무유기·직권남용 혐의…"악질 범죄자도 좀처럼 하지 않는 '기판력' 악용"

입력 : 2021-05-27 오후 3:02:06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학내 성폭력·성희롱이 일어난 학교명 등 핵심 사건 처리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발됐다.
 
학부모 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27일 서울중앙지검에 조 교육감과 공무원 2명 등 4명을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 고발했다. 같은 날 서울행정법원에는 조 교육감을 상대로 지난 2018~2020년 '스쿨미투 처리현황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이 성폭력·성희롱 학교의 사안 처리 결과에서 학교명 등 중요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학생 인권을 보호할 법적 의무와 사회적 책무를 소홀히 한 점은 직무유기, 학부모와 학생의 행복추구권 및 국가에 의해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장받을 권리 등의 기본권을 침해한 죄는 직권남용이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18년 교내 성폭력·성희롱 피해 학생들이 사건을 폭로하는 '스쿨미투'가 벌어진 이후 2019년 정치하는엄마들은 전국 교육청들에 스쿨미투 처리 결과를 정보공개청구했다. 교육청들이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비공개 처리하자 정치하는엄마들은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2심까지 내리 승소했다. 결국 시교육청이 정보 공개에 나섰지만 2019년과 지난해 처리 결과 자료에서 학교명을 가려 분쟁 소지가 다시 생겼다.
 
정치하는엄마들에서 활동하는 류하경 변호사는 "교육청은 판결에서 다뤄지지 않은 사안에 판결의 효력이 직접 미치지 않는다는 '기판력' 법리를 악용한 것"이라면서 "마치 법원이 A라는 사람을 때리지 말라고 판결했더니 (그 판결만 지키면서) B·C·D라는 다른 사람은 때리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뢰를 어떻게 처리했는지만 알려주고 지뢰가 어디있는지는 알려주지 않아 불안·공포가 더 커지는 것"이라며 "악질 범죄자도 좀처럼 하지 않는 기판력 악용을 저지른 조 교육감은 감옥가라. 매년 세금 펑펑쓰는 소송해도 우리는 지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고발 사건과 행정 소송에서는 정치하는엄마들의 승소 판결에 대한 법리 판단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법원은 정치하는엄마들이 이미 학교명을 공개했다는 점을 전제로 "교육청이 가해 교사 이름을 제외한 나머지 정보도 공개해야 한다"고 결정내렸고, 시교육청은 "당시 판결 대상이 되지도 않은 학교명은 공개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류 변호사는 "(그렇게 따지면) 정치하는엄마들은 2018년 스쿨미투가 일어난 학교명을 공개했을 뿐이지만, 교육청은 패소 후 스쿨미투 처리 결과에서 학교명을 공개했다"며 "우리의 공개 여부와 상관없이 공개하라는 게 판결 취지"라고 반박했다.
 
학부모 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27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진행하는 기자회견에서 류하경 변호사 등 관계자들이 고발장과 소장을 들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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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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