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도심을 동서축으로 가로지르는 자전거길로 청계천 자전거 전용도로를 31일 개통했다.
자전거를 타고 도심 명소 청계광장에서 청계천변을 따라 동대문구 고산자교(2호선 용두역 인근)까지 막힘없이 달릴 수 있다.
차도와 완전히 분리된 안전한 자전거길을 따라 고산자교까지 쌩쌩 달리고, 고산자교부터는 이미 조성돼 있는 청계천 하류 및 중랑천 자전거도로를 이용해 한강 뚝섬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자전거 동-서 핵심축이 완성됐다.
청계천 자전거 전용도로는 서울 전역에 동쪽으로 청계천, 중랑천을 따라 한강과 동남·동북권 지역까지 연결되고, 서쪽으로는 광화문을 중심으로 세종대로, 한강대로를 따라 한강까지 연계되는 서울 자전거 간선도로망의 핵심 간선망 중 하나로 가장 먼저 완성됐다.
꽃과 풀 내음 가득한 봄의 절정에서 도심 라이딩을 즐기고, 코로나 이후 증가한 ‘자출족’의 출퇴근길도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현황에 따르면 작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전년 대비 출근시간대 이용률이 20.46%, 퇴근시간대 이용률은 93.33%가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계천 자전거 전용도로는 청계천을 사이에 둔 양방향에 총 11.88km 길이로 한 바퀴 도는 순환형 도심 자전거 전용도로다. 서울시는 공사에 따른 시민불편과 교통정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구간별로 공사시기를 쪼개고, 주?야간 시간대를 나눠 집중 공사하는 방식으로 자전거도로를 안전하면서도 빠르게 완성했다.
서울시는 차량과 관광객 등 유동인구, 조업공간이 혼재된 청계천로의 특성을 고려해 기존 차도는 축소하지 않으면서 차도와 완전히 분리된 독립된 자전거도로를 구축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자전거 이용자는 안전하게 다니고, 상인들은 생업을 위한 조업공간이 방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구간별로 도로여건과 상황이 모두 다른 만큼, 맞춤형으로 조성한 점도 특징이다. 청계5가~고산자교(북측)는 기존에 차도에 조성된 자전거 전용차로를 보도와 같은 높이로 올려 차도와 분리했다. 청계2가~청계7가(남측)는 당초 자전거 우선도로가 있었는데 안전통행로에 있던 가로수를 옮겨 심어 공간을 확보한 후 자전거 전용도로로 전환했다.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가 모두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고려해 경사를 최대한 완만하게 다듬고 미끄럼방지 포장을 해 안전성과 주행성을 확보했다. 각 구간 진입로에는 총 30여개 LED 표지판을 설치해 야간 시간대 시인성도 크게 개선했다. 자전거도로와 인접한 노후 보행로도 정비해 보행자들의 불편도 크게 줄였다.
자전거 전용도로 개통을 계기로 주변 상인과 방문객들이 청계천 주변 인프라를 더 활발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맞춤 조경디자인도 적용했다. 축제·문화행사가 자주 열리는 청계광장과 상업지역엔 화려한 초화류를 식재해 활력과 생기를 더했다. 주거지 주변은 쉼터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존 자연형태를 보존했다.
서울시는 청계천 자전거 전용도로 개통을 기념해 내달 13일까지 2주간 온·오프라인을 통한 스탬프 투어, 자전거 안전교육, 인플루언서 테마 라이딩 등의 이벤트를 연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청계천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개통 기념행사에 참여해 몸과 마음의 활력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청계천 자전거전용도로 이미지.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