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코로나 공포를 딛고 증시를 이끌던 주역인 이른바 ‘동학개미’가 이번 코스피 장중 최고치 돌파에는 웃지 못했다. 작년 코로나19 폭락장의 절정을 보여준 3월19일 종가(1457.64)에서 3000선 돌파의 주인공이었지만, 지금은 빗나간 종목 선택에 울상이다. 개미가 꼽은 상위 종목은 1월 최고점을 찍고 하락한 반면 팔아치운 종목은 상승세를 탔다.
3290선 넘어선 코스피. 사진/뉴시스
반면 이들 종목의 수익률은 저조하다. 우선 개인이 장바구니에 담은 종목 대다수가 1월11일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주가가 내려오고 있다. 1월4일을 기준으로 전날 종가와 가격을 비교하면 대다수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고 현대모비스는 보합 수준, LG전자만 10% 가량 상승했을 정도다.
지난 1월에 기록한 52주 신고가 기준으로 추격 매수했을 경우 개인의 수익률은 더 처참하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의 고점 대비 증감률은 각각 –17%, -15% 수준이다. 현대모비스(-27%)와 LG전자(-18%)도 하락 폭이 크다. SK하이닉스는 3월 기록한 신고가(15만500원)에서 3개월 만에 17% 가량 내려왔다.
익명의 증권업계 관계자는 ”떨어지는 종목을 매도하지 못하고 상승하는 종목은 반대로 빨리 팔아버리는 기본적인 투자 패턴의 모습이 남아있다“면서 ”증시 고점 대비 수익률이 저조한 개인 투자자의 경우 조급한 마음에 떨어지는 주식을 추가 매수하면서 과거 저조한 수익률의 패턴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라고 언급했다.
내다 버린 종목은 상승했다…개인 씁쓸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S-Oil이다. S-Oil은 올해 7만원으로 시작해 이달 10만원을 돌파했다. S-Oil은 정유주 가운데 업황 회복에 따른 수혜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증권사에서도 S-Oil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시키는 등 실적 상승과 함께 주가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뒤를 이어 SK텔레콤과 KB금융도 연초와 비교해 각각 37%, 30%씩 올랐다. SK텔레콤은 SK텔레콤(존속법인)과 SKT Investment(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하면서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오르고 있다. KB금융은 지배주주 순이익이 4조원을 넘어서 최대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은행주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자본비율을 바탕으로 배당성향 상향과 2분기 분기배당 가능성도 점쳐진다.
개인이 사들인 종목, 하반기 반등 가능성은
개인의 관심사는 가장 많이 사들였던 삼성전자의 상승이다. 최근 글로벌 테이퍼링 이슈에 메모리 업황 피크 이슈 등으로 ‘8만전자’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투자자는 ‘10만전자’에 애끓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에 기대를 가져도 된다는 입장이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2% 증가한 51조원으로 대폭 개선될 전망”이라며 “실적 추정치 상향 대비 주가가 지속 횡보하면서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복 소비 말고 삼성전자를 보복 매수하자”며 강력 추천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극심한 공급부족에 따른 스마트폰 등 IT 기기 생산차질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하반기 잠재 리스크”라며 “다만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폭이 당초 예상을 상회한다는 점을 고려해 저가 매수 접근을 권고한다”고 언급했다.
개인 장바구에 담겨있는 현대모비스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용 부담이 지속되고 있어 단기 실적 기대감을 낮춰야 할 것”이라며 “향후 추정치 하향에 따라 목표주가를 내린다”고 말했다. 반면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완성차 보다 회복 모멘텀이 열위일 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