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재정·통화정책과 관련, 경제 상황 및 역할에 따라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규모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는 재정당국과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한 통화당국이 정책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해명한 셈이다. 홍남기 부총리와 이주열 총재는 재정정책은 현재 기조를 유지하되, 통화정책은 경제 상황에 맞춰 완화 정도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이다.
홍 부총리와 이 총재는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배석자 없이 조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회동을 갖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들이 지난 2월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함께 참석한 적은 있지만, 수장 조찬 모임을 개최한 것은 지난 2018년 12월19일 이후 2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양 수장은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부문별 불균등한 회복, 양극화, 금융 불균형 등 리스크가 잠재한 상황에서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간 정교한 조화와 역할분담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특히 재정·통화정책은 경제 상황과 역할에 따라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재정정책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통해 구체화한 바와 같이, 코로나 충격에 따른 성장잠재력과 소비력 훼손을 보완하면서 취약 부문까지 경기회복을 체감하도록 당분간 현재의 기조를 견지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통화정책은 경제 상황 개선에 맞춰 완화 정도를 조정,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금융 불균형 누적 등 부작용을 줄여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 경제가 빠르고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부문별로는 회복 속도가 불균등(Uneven)하고 잠재적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투자가 견실한 경기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나 대면서비스·고용은 아직 충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취약계층의 일자리·소득 감소 등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가계부채 누증 등으로 금융불균형 위험 누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데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다음 주부터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정부와 한은의 공조 방안도 논의했다.
글로벌 보건 시스템 강화, G20 국가 간 소통 강화, 글로벌 공급망 및 무역시스템 복원의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위기대응을 위한 재원배분 및 저소득층 채무부담 완화 등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로 대응하기로 했다.
국제 조세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해서 합리적 국제 조세원칙 도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다는 방침도 내세웠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