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양천구가 촘촘한 돌봄SOS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자칫하면 아무도 모르게 생을 마감할 수 있었던 고독사를 적극 예방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20일 양천구에 따르면 양천구 신정7동에 거주하는 90대 어르신 A씨는 기초생활수급을 받는 독거노인으로 전립선암 말기 투병을 하던 중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돼 거동조차 불가능했다. 평소 왕래하던 이웃주민이 이를 주민센터 돌봄매니저에게 알렸고 위급상황임을 판단한 후 코로나 검사를 거쳐 자택 돌봄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어 돌봄매니저, 복지플래너, 구청 통합사례관리사, 통·반장 등으로 구성된 돌봄전담팀을 구성해 청소·방역, 식사 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A씨의 이웃주민은 “오랜 시간을 홀로 외롭게 살아왔지만, 마지막 가시는 길 만큼은 구의 돌봄서비스를 받으며 삶을 마칠 수 있어 외롭지 않으셨을 것 같다”며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돌봄전담팀에 건넸다.
목2동 40대 독거남 B씨는 심한 뇌병변 장애와 알콜중독을 앓다가 동네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이웃주민의 신고로 돌봄SOS센터와 연결됐다. 신고를 받은 주민센터 돌봄매니저, 복지플래너, 구청 사례관리사가 가정을 방문했을 때 소파에 쓰러져 있는 B씨를 발견했다. 상담 결과 B씨는 신체·심리적으로 매우 취약해져 있었고 집안 역시 오물과 쓰레기로 가득해 악취가 매우 심한 상황이었다.
이에 돌봄SOS센터는 B씨에게 청소·방역, 식사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서울주택도시공사와 연계해 화장실 수리 및 도배, 장판 공사까지 시행했다. 알콜중독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상담을 통해 병원 입소를 권유했고 B씨는 치료를 통해 빠른 회복을 보이며 곧 퇴원을 앞두고 있다.
구·동 돌봄매니저 38명으로 구성된 돌봄SOS센터는 이처럼 주기적 방문을 통한 식사 및 주거편의 서비스 지원 등 선제적인 돌봄서비스 제공과정에서 고독사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양천구는 지역사회에 더욱 질 높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관내 사회적 기업과 지속해서 소통과 협업을 하고 있다. 돌봄SOS센터 사업에 참여하는 사회적 기업과의 정기회의를 통해 청소·방역업체로부터 심하게 오염된 낡은 이불을 사용하고 있는 한 사례가 공유되자, 도시락 제공업체에서 이불 10채를 후원하는 등 돌봄서비스에 자발적인 기부가 더해졌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1인 가구 증가로 홀로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긴급한 개별 돌봄을 넘어 지역사회 돌봄 주체로서 양천형 돌봄SOS센터의 역할이 필요한 때”라며 “촘촘한 복지 그물망을 통해 고독사 없는 양천을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독거어르신 가정에 도시락을 배달하는 모습. 사진/양천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