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키맨을 만나다)①푸른 눈의 외국인이 만드는 티앤알바이오팹의 성장 가도

대기업 포기하고 합류한 파울로 부장…티앤알바이오팹, 올 한해 주가 430% 상승
"3D바이오프린팅 실제 기술력에 매료돼 합류…외국기업 협력 물꼬 터"

입력 : 2021-08-1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회사의 성장을 이끄는 건 인재(人才)다. 수없이 많은 기업들은 인재를 찾기 위해 세계를 누빈다. <뉴스토마토>는 회사 성장을 이끌어가는 인재를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회사의 미래와 비젼을 점쳐본다. 잘 키운 인재 하나가 회사를 먹여 살린다는 고(古)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말처럼 인재를 통해 상장회사를 분석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올 한해 주가 상승률만 430%를 기록 중인 3D 바이오프린팅 기반의 재생의학 사업을 추진 중인 티앤알바이오팹(246710)의 브라질 국적 연구원 파울로 마링요 부장은 프랑스 로레알과 한국의 아모레퍼시픽 등에서 3D바이오프린팅 바이오 관련 사업을 진행한 석학으로 꼽힌다. 이런 그가 대기업을 포기하고 왜 한국의 중소기업에 입성하게 됐는지 이유를 들어봤다.
 
왼쪽부터 파울로 부장, 심진형 CTO. 사진 최성남 기자
 
한국의 작은 기업인 '티앤알바이오팹'은 어떻게 알게 됐나.
 
파울로 부장은 2010년대 초반 로레알에서 근무할 당시 글로벌 기업의 3D바이오프린팅 관련 로드맵 작성 담당 업무를 맡고 있었다. 파 부장은 글로벌 학술지 등을 통해 3D 바이오프린팅 관련 논문을 정리하던 중에 한국의 티앤알바이오팹이라는 회사를 알게 됐다. 파 부장은 "2010년대 초반의 3D바이오프린팅 시장은 한마디로 말하면 '허상'과 '실체'를 구별하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그럴듯한 논문은 많았지만 실제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대부분 허구가 많았다"고 말했다.
 
논문을 기반으로 한 실제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해준 회사가 바로 티앤알바이오팹이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티앤알바이오팹은 오랜 연구 개발 기간을 거쳐서 자체 제작한 3D 바이오프린팅 시스템, 바이오잉크(재료), 생체 조직을 3D로 프린팅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의 전주기적 개발 플랫폼(platform) 및 특허 출원 및 등록 건수가 200개가 넘는다. 이는 세계 3위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티앤알바이오팹의 기술력에 매료된 로레알의 파울로 부장은 티앤알바이오팹과 업무 협약을 진행하게 됐으며, 그때 만난 카운터파트너가 심진형 CTO(기술총괄이사)였다. 하지만 업무를 진행하던 도중 파울로 부장이 로레알 내에서 다른 사업부로 이동하게 되면서 둘의 인연은 끊어지게 됐다.
 
브로맨스의 시작, 끊어진 인연은 어떻게 다시 시작됐나. 
 
이후 오랜 시간 인연이 끊어진 두사람을 다시 이어지게 만든 건 링크드인(linkedin)이라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서였다. 심진형 이사는 SNS를 통해 파울로를 찾았고, 비공식적으로 식사를 하면서 교류를 이어갔다. 만찬 중에 늘 파울로 부장은 심 이사에게 “왜 세상은 이렇게 훌륭한 기술력을 가진 티앤알바이오팹에 대해서 더 많이 알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한 심 이사의 답변은 "기술력을 갖춘 회사의 사업 전략 수립을 위해 함께 하지 않겠냐"는 제안이었고, 심사숙고 끝에 파울로 부장은 티앤알바이오팹에 입사하게 됐다.
 
파울로 부장은 이미 로레알이나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대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을 선택하기에 망설임이 많았지만 끈질긴 심 이사의 설득으로 개별 임직원 기준 올해 가장 많은 스톡옵션을 부여받으며 최고 대우로 입사를 결정했다. 파 부장은 "스톡옵션은 종이에 불가하다. 현재 가치보다 더 큰 회사의 미래를 보고 티앤알바이오팹을 선택했다"고 주저없이 말했다.
 
티앤알바이오팹에서 파울로 부장의 역할은.
 
파울로 부장은 과학 전략 책임자로 외국기업과의 협력과 거래를 담당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연구개발이 가능한지 회사의 기술을 활용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관련 내용에 대한 제안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현재 코로나 시국에서 SNS 활용을 통해 티앤알의 기술력을 홍보하고, 관련 기술자들과 업계 관계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업무에 특화돼 있다. 
 
특히, 컨퍼런스에 참석해 티앤알의 핵심 기술을 홍보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걸 목표로 사업을 진행중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회사의 비젼과 바이오업계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거기에 맞춰 전략을 수립 중에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비브라운과의 협력이나 존슨앤존슨 등과의 공동 프로젝트 등이 모두 파울로 부장의 담당으로 진행하는 분야다.
 
파 부장이 평가하는 티앤알바이오팹의 기술력 수준은.
 
파울로 부장은 3D바이오프린팅, 줄기세포, 바이오소재의 3가지 핵심 기술을 결합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찾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파 부장은 "이 중 1개 분야에서 뛰어난 기업을 해외에서 꼽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3개 분야에서 모두 우수한 기업은 극히 드물다"면서 "티앤알바이오팹은 세가지 분야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회사"라고 말했다.
 
파 부장의 "이런 판단은 티앤알바이오팹이 발표한 논문에 대한 기사와 석학들의 견해"라며 "글로벌 유수의 저널(Biofabrication, Biomaterials, Nature Communications, Small and Advanced Materials 등)에서는 이미 수차례 티앤알바이오팹의 우수한 기술력에 대해 언급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파 부장은 "티앤알바이오팹의 3D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많은 사람들이 임플란트 혜택을 받았고, 최근엔 재료과학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인  '어드밴스드 매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학술지에 티앤알바이오팹의 3D프린팅 인공간 동물이식 성공 논문이 게재됐다"면서 "3D 프린팅 구성물을 통한 임상 경험은 향후 회사가 추진하는 재생의학 관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인공간 동물이식과 관련해 이전 학술지에서 발표한 시험관 내 연구결과 대비 생체 내 데이터로 도약하는 연구 성과라고 호평한 바 있다.
 
한편 파 부장은 UC샌디에고에서 역분화줄기세포 관련 박사 학위를 받은 이후, 2013~2017년 프랑스 로레알, 이후 아모레퍼시픽에서 근무한 이후 지난 5월 티앤알바이오팹에 합류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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