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서울시가 오는 2일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자치구 비상진료대책 상황실' 운영에 나섰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31일부터 '서울시-자치구 비상진료대책 상황실'을 운영하고, 응급환자 비상 진료 등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
앞서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정부가 이번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3일 보건의료노조와 노정협의회를 가졌고 일부 입장 차이를 조욜하기 위해 재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도 정부와 협력해 이번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협의할 계획"이라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서울시에서 감염병 전담 병상에 대한 대비책 등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서울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664명 증가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총 8만19명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의 일일 확진자는 지난 4월 들어서 150명의 수준으로 유지하다가 같은달 중순부터 200명을 넘기는 날이 늘었다. 지난 6월29일부터는 300명대를 넘어섰고, 7월6일부터 500명~600명을 넘기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번 확산을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보고 있다.
최근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대부분 발생하고 있어 의료인력과 장비, 시설 등 부족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이 2일부터 예고되면서 의료인력 부족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건의료노조와 보건복지부는 서울 영등포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공공 의료 강화와 의료 인력 확충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13차 실무교섭에 돌입했다.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관은 모두발언에서 "앞으로 새로운 감염병이 생기더라도 인력 문제와 공공 인프라의 문제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대응 능력을 갖추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면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 5개 과제에 대해서도 정부가 여러 가지 제기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지고, 이견을 좁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 측도 마지막 교섭이 되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송금희 사무처장은 "두세 번 교섭을 통해서 이 문제가 해결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회차가 거듭될 때마다 이게 마지막 교섭이 되기를 기대했었다"면서 "정말 오늘 이 자리가 마지막 교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교섭이 결렬되면 총파업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양측은 △코로나19 전담병원 의료인력 기준 마련 △공공의료 확충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 △교대근무제 개선 및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제도 확대 △야간간호료 등 지원 확대 등 5개 사항을 두고 이견이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에 코로나19 전담병원의 의료 인력 기준을 마련해 적정 인력이 투입될 수 있도록 하고 생명안전수당을 제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시행 시점 등을 놓고 양측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또한 노조는 70개 중진료권마다 1개씩 공공병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당장 세부 계획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직종별 적정 인력 기준을 마련하고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을 법제화하는 방안을 두고도 이견이 있다. 노조는 올해부터 실태조사를 시작해 내년 하반기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내년부터 우선 순위를 정해 단계적으로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한 의료진이 검사자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