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전격적 강제수사는 공수처가 제보자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의 휴대전화 등 물적 증거를 확보하면서 결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공수처와 조 전 부위원장 등의 말을 종합해보면, 공수처는 지난 8일 조 전 부위원장에게 연락을 취해 휴대폰 등을 제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은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김한메 대표를 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한 날이다. 수사기관이 고발인 조사만으로는 강제수사인 압수수색에 나서기는 무리라는 것이 법조계 지적이다.
공수처는 그러나 조 전 부위원장을 제보자로 특정한 경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제보자 특정과 관련해)대검의 협조를 받았느냐"는 <뉴스토마토> 질문에 "앞으로 할 것"이라고만 했다.
조 전 부위원장은 닷새 전인 지난 3일 대검찰청 한동수 감찰부장을 찾아가 임의 제출했다가 돌려받은 물적 증거를 공수처에도 제출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4월3일과 8일 보낸 고발장 이미지 등이 담긴 usb와 당시 사용하던 핸드폰, 그리고 최근까지 이미징에 캡쳐 등에 사용했던 핸드폰 원본 등 3건이다.
공수처는 조 전 부위원장이 제출한 물증에 대한 기초조사와 김 대표 조사 내용을 종합한 뒤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과 김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해 다음날인 9일 법원으로부터 발부 받았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손 보호관을 입건했다.
공수처는 10일 손 보호관과 김 의원 자택·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해 두 사람의 휴대폰을 확보했다. 지금까지 대검 감찰부는 손 보호관의 PC와 조 전 부위원장이 제출한 물증 3건을, 공수처는 손 보호관과 김 의원의 휴대폰, 조 전 부위원장이 제출한 물증 3건을 각각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수처는 전날 12시간에 걸쳐 진행했으나 김 의원 측과 국민의힘 당 차원의 반발로 중단된 김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집행을 금명간 재집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10일 JTBC와 인터뷰 중인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 전 국민의힘 선대위 부위원장. 사진/JTBC 화면 캡쳐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