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경찰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선거법 위반 수사를 두고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오 시장의 선거법 위반 사건은 다음달 6일 공소시효를 앞두고 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오 시장의 '파이시티 발언'에 대해 "조사할 게 있으면 어떤 형식으로든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토론회에서 "파이시티 사건은 제 재직시절 서울시 관련 사건은 아니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한 시민단체가 오 시장을 경찰에 고발해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서울시청 도시계획국을 압수수색했다.
오 시장은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불법수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6일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하명에 따른 경찰의 기획사정 의혹이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경찰이 과거 서울시 시설계획과에서 근무한 공무원을 만나 자신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을 두고 "참고인 조사가 아니면서 공무원을 근무시간 중 불러내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규정은 형사법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해당 공무원 조사는 절차에 위배된 수사임과 동시에 경찰이 대상자에게 의무가 없는 일을 하게 해 형법 제123조 직권남용에도 해당한다"며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예고했다.
오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균형잡힌 수사를 촉구한다'란 글을 통해 경찰을 더욱 압박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4·7 재보궐선거 당시 토론 과정에서 1분도 오가지 않은 공방 중에 나온 파이시티 관련 발언을 꼬투리 삼아 뭐라도 작품을 만들어 보려는 노력이 점입가경"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오 시장은 경찰의 기소용 명분쌓기에 강한 의혹을 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최 청장은 "수사기관이 수사 목적을 위해 판단해 하는 건 일반적인 수사의 원리"라며 "균형감을 가지고 공정하게 하는 것은 수사 신뢰 확보를 위한 기본적인 방향이며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에 대한 조사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게 있으면 어떤 형식으로 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관련 사항에 대한 조사 필요성은 수사기관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경찰은 오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선거법의 공소시효는 선거 이후 6개월로 다음달 6일이다. 이를 두고 보면 오 시장도 경찰 소환조사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가 된 파이시티 관련 업무에 관여한 전현직 서울시 직원들을 참고인 조사 대상에 올랐고, 여기에 전현직 서울시 부시장들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오 시장과 경찰의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서울시 바로세우기' 입장 발표를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