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가 빅테크와 전면전을 선포했다. '동일기능 동일규제'의 원칙에 따라 '결제' 기능을 제공하는 빅테크도 카드사와 같은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다. 반면 빅테크는 '간편결제'는 카드사와 기능이 다른 만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해선 안 된다고 반박한다.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가 네이버 등 빅테크와 달리 카드사에만 적용되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정종우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의장. 사진/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카드사노조협의회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를 주장했다. 카드사노조협의회는 지난 6월 신한·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 등 7개 전업 카드사 지부가 함께 출범한 공식 협의체다.
노조가 수수료 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것은 수수료 인하로 카드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수수료 재산정 제도는 카드결제 서비스 제공 시 소요되는 일반관리비, 마케팅비 등의 수수료를 3년마다 재측정해 반영한다. 지난 2012년부터 재산정 제도를 통해 12년간 13번의 카드수수료가 인하됐다.
노조 는 이런 수수료 인하 여파로 카드사들이 수입 감소를 감내하기 위해 카드 혜택을 축소하고 인력을 줄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드사노조협의회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3년 동안 투자를 중단하고 인력과 소비자 혜택을 줄여 왔다"며 "내부 비용통제로 허리띠를 졸라 매면 원가에 반영돼 3년 후 수수료 인하 여력으로 산출돼 버린다"고 말했다.
우대 수수료율도 문제로 꼽힌다. 정부는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영세·중소가맹점(연매출 30억원 이하) 대상도 확대해왔다. 현재는 전 가맹점의 96%가 우대수수료 수혜 대상이다. 우대수수료가 적용되는 일부 가맹점에선 최대 0.7%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궁극적으로는 이런 수수료 규제가 카드사에만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호소한다. 동일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카카오페이 등은 수수료를 자율적으로 책정해 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비교한 결과 △신용카드 0.8% △카카오페이(온라인) 2.0% △네이버페이(주문형 결제) 2.2% 등이었다. 노조 측은 이런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선 빅테크들도 수수료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피력한다.
빅테크는 이 같은 주장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반박한다. 카드사와 제공하는 '결제'와 빅테크의 '간편결제' 서비스는 기능적 차원이 달라 수수료를 다르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카카오페이 측은 온라인에서 카드 결제 시 전체 수수료의 80%는 카드사에 지불하는 원가이며 나머지 20%는 PG(결제대행)수수료, 마케팅비, 시스템 운영비를 충당하는데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는 카드사 원가, 펌뱅킹 수수료, 호스팅 수수료, 부가세, 시스템 운영비 등으로 구성됐다"며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최소한의 운영 비용"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페이도 '주문형 결제'의 경우 카드사 원가와 PG수수료를 비롯해 △판매관리 툴 △배송추적 △고객센터 운영 등의 부가 기능을 제공해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높다는 입장이다. 부가 기능이 제외된 '단순 결제'의 경우 카드사에 제공하는 원가를 제외하면 회사가 얻는 수수료율은 0.2~0.3%에 그친다고 맞받아친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네이버페이 수수료에는 신용카드사에 지급하는 가맹점 수수료와 신용이 낮은 온라인 쇼핑몰의 부도로 인한 손실 위험을 부담하는 PG사 역할에 따른 수수료가 포함돼 있다"고 부연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