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선진국 방역 강도 낮출 시 음식점 소비 29% 증가"

한은, 선진국의 방역강도 조정에 따른 이동성·소비 효과 추정
위드코로나 정책 소비회복 효과, 음식점 및 여가시설 부문에서 뚜렷
우리나라도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라 대면 서비스 경기 개선 기대

입력 : 2021-10-31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한국은행이 '위드코로나' 정책 효과를 실증분석한 결과, 주요 선진국의 방역조치 완화가 경제주체의 이동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소비회복에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은행은 31일 '주요 선진국 위드코로나 정책 추진 현황 및 경제적 영향'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 방법론을 참고해 7개국(미국·영국·독일·아일랜드·호주·캐나다·멕시코 등)의 주간 음식점, 여가시설 이동성 등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이는 방역강도 조정이 이동성·소비 등에 미치는 효과를 추정하기 위한 것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국 등 선진국의 방역 조치 강도가 10포인트 내려갈 경우, 음식점 소비는 28.83%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문자 수도 음식점·여가시설은 4.95%, 식료품점은 1.56%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조치 강도는 0~100까지 설정돼 있다. 거리두기 4단계가 진행 중인 우리나라는 47정도이며, 집에서만 머무르기 조치를 하는 뉴질랜드는 90정도다. 가령 우리나라의 거리두기가 오후 6시 이후 4인에서 2인으로 허용되는 등 4단계로 격상 시 방역강도는 8.8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코로나19 대유행 시 대면접촉 시설을 중심으로 방역조치가 강화됐기 때문에 위드코로나 정책에 따른 소비회복 효과가 음식점 및 여가시설 부문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음식점 소비(레스토랑 예약률)에 방역강도, 백신 접종률, 코로나19에 대한 경제주체 민감도 등이 유의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강도 완화 시 음식점·여가시설 이동성이 식료품점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아울러 백신 접종률이 10%포인트 높아지면 음식점 소비는 15.74% 올라가는 반면, 식료품점 방문은 0.71%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점·여가시설 방문은 3.41% 늘었다.
 
접종률이 상승하면 식료품점 방문자 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는 백신 접종으로 식료품점 구매가 음식점 방문 소비로 일부 대체된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위드코로나 정책 추진은 코로나19에 대한 경제주체의 민감도 하락을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소비회복에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팬데믹에 대한 학습효과, 백신 접종률 등으로 감염병 민감도가 점차 하락하는 가운데, 위드코로나 방역 기조가 코로나19를 풍토병으로 인식하는 경제주체의 비중을 높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백신 접종률이 70%를 상회하면서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며, 이는 주요국의 사례와 같이 대면 서비스의 경기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위드코로나 추진 시점의 백신 접종률, 인구밀도 등이 우리나라와 유사한 싱가포르 사례처럼, 방역 완화 이후 확진자 수가 크게 증가할 경우 대면 서비스 관련 이동성이 하락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31일 '주요 선진국 위드코로나 정책 추진 현황 및 경제적 영향'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 방법론을 참고해 7개국(미국·영국·독일·아일랜드·호주·캐나다·멕시코 등)의 주간 음식점, 여가시설 이동성 등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사진은 지난 25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설치된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백신을 접종 받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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