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핵심인물인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서보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4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김씨는 1차 영장 기각 후 21일만에 구치소에 수감됐다.
문성관 영장전담부장판사도 이날 김씨와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남욱 변호사(천화동인4호 소유주)에 대해 같은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에 대해서는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다" 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 중의 한명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며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에 따르면, 김씨와 남 변호사·정 변호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 등과 공모해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화천대유 측에 최소 651억원가량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 등을 몰아주고 그만큼의 손해를 공사에 입힌 혐의다. 검찰은 지난 1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앞서 구속기소된 유 전 본부장을 같은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김씨는 이와는 별도로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사업참여 등 특혜 대가로 화천대유 자금 5억원을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네고 배당이익 중 700억원을 주기로 약속한 혐의를 받고 있다. 회삿돈 9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김씨가 건넨 뇌물 5억원은 수표 1천만원권 40장과 현금 1억원으로, 검찰은 김씨에 대한 1차 구속영장 기각 이후 수표 추적 등을 통해 이 돈이 유 전 본부장을 거쳐 남 변호사와 정 변호사에게 전달된 것을 확인했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남 변호사는 배임혐의 외에 유 전 본부장이 정 변호사와 함께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퇴직한 뒤 설립한 유원홀딩스에 투자금 명목으로 35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도 있다. 대장동 개발이익 몰아주기에 대한 사후 뇌물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 김씨에 대한 첫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회삿돈 473억원 중 일부를 횡령한 혐의와 아들의 퇴직금 명목으로 곽상도 무소속 의원에게 5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대한 업무상배임 혐의, 유 전 본부장에게 배당이익 중 700억원을 뒷돈으로 주기로 약속한 혐의 등을 적시했다.
대장동 사업 설계에 관여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 정민용 변호사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2차 정구에서는 '뇌물 700억 약속' 혐의와 5억원의 뒷돈을 준 혐의는 유지됐지만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대한 배임액은 줄었고, 곽 의원에 대한 뇌물혐의와 회삿돈 횡령 혐의는 빠졌다. 다만, 회삿돈 횡령액은 구체화 됐다.
법원은 지난달 14일 김씨에 대한 검찰의 1차 영장청구에 대해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큰 반면에,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은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당시 영장을 심사한 법관은 이날 남 변호사와 정 변호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문성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